수능시험 6월 모의평가는 9월 모의평가와 더불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꼽히는 시험이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것이라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예측해볼 수 있어서다. 졸업생도 응시하기 때문에 수험생이 다른 모의평가 때보다 자신의 위치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모의평가 일정이 밀리는 와중에서 6월 모의평가가 18일 치러졌다. 이 시험 결과는 8일 발표됐다. 각 입시 관련 기관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교해 수학 가형만 다소 어려웠을 뿐 나머지는 쉬운 편이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짚어봐야 할 점과 수능시험 전망과 대비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재학생, 주눅 들 필요 없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바꿔 놓았다. 근무 형태도, 학교 현장도 사뭇 달라졌다. 이 같은 변화가 부담스러운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입시를 눈앞에 둔 고3 수험생들도 그렇다. 등교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등 우여곡절 속에 고3들의 학습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왔다. 고3들로선 불안할 수밖에 없는 부분.
재수생 등 졸업생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3들은 더 부담이 커질 만한 상황이다. 졸업생은 이미 배웠던 내용을 반복 학습하는 것인 데다 수능시험이라는 실전을 치러본 것도 강점. 특히 상위권 경우 졸업생들이 강세를 보여온 탓에 고3들은 주눅이 들 형편이다. 예년보다 고3과 졸업생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3들이 크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격차는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3이 2개월 정도 등교하지 못했으나 졸업생도 1개월 정도 학원에 가지 못해 학습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응시생 중 졸업생 비율은 14.1%. 전년도 이 시험에 비해 0.7%포인트(p) 감소했다. 다만 실제 수능시험에선 졸업생 수가 느는 경향이 있는 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일상에 여유가 생긴 대학생들이 '반수'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여 졸업생의 영향력이 줄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각 대학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선발 방법을 변경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우려했던 것만큼 전년도에 비해 졸업생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만큼 고3들은 미리부터 걱정하기보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입시 정보를 최대한 빨리 확인하고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수학 가형 외엔 다소 쉬운 편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교해 국어는 다소 쉽게 출제됐다. 수학 나형은 아주 쉬웠고, 영어 역시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수학 가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시험과 만점자 비율만 비교해봐도 그 같은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수능시험 만점자 비율은 국어 0.16%(777명), 수학 나형 0.21%(661명)였는데 이번 시험에선 각각 0.32%(1천251명), 1.21%(2천904명)로 증가했다. 반면 수학 가형 만점자 비율은 0.58%(893명)에서 0.21%(315명)로 감소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8.73%. 지난해 수능시험 때(7.43%)에 비해 1등급 비율이 늘었다. 다만 응시자 수가 감소하면서 1등급을 받은 인원은 3만5천796명에서 3만4천472명으로 줄었다. 다만 2등급과 3등급 비율은 지난 수능시험 때보다 줄었다. 중위권 수험생들에겐 이번 시험이 다소 까다로웠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대체로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탐구 영역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 경우 경제가 72점으로 가장 높고, '윤리와 사상'이 67점으로 가장 낮아 5점 차이를 보였다. 과학탐구에선 화학Ⅱ가 85점으로 가장 높고, 물리Ⅰ이 68점으로 가장 낮아 무려 17점이나 차이가 났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이 낮아져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 수능시험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는 건 그만큼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라며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차이가 많이 나면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수능시험 전망과 입시 전략

이번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교해 국어는 다소 쉬웠고, 지난해 아주 어려웠던 수학 나형 역시 쉽게 출제됐다. 반면 지난해 수능시험 때 아주 쉬웠던 수학 가형은 상당히 어려웠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대부분 과목도 어렵게 출제됐다. 이를 바탕으로 추론할 때 실제 수능시험에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이번 모의평가보다 다소 쉬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송원학원 측의 예상이다.
영어 경우 남은 9월 모의평가나 수능시험 때도 이번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전망이다. 이번 시험에서 영어는 1등급 비율이 늘었으나 응시자 수가 감소하는 바람에 해당 인원은 줄었다. 영어는 절대평가인 탓에 정시모집에서 다른 과목에 비해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이번 시험에서 수학 가형 응시자는 38.6%. 실제 수능시험 때는 수학 가형 응시자 비율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수학 가형에 응시해 상위 등급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거라는 뜻이다. 이번 시험에서 수학 가형에 응시, 5등급 이하를 받은 경우라면 수능시험에서 수학 나형으로 바꿔 응시할지 여부를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험 결과로 자신의 성적이 전체 수험생 중 어느 정도 위치인지 판단할 수 있다. 또 어떤 영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지,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과 전공을 고려해 어느 영역에 집중해야 하는지 등을 따져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한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학생부 교과 성적과 대학별고사 능력을 따져 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정시모집 지원 가능 대학을 미리 파악한 뒤 수시 지원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며 "수시모집을 염두에 두더라도 수능시험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많은 데다 전체 수험생 수가 감소해 이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