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50억 대구경북 시도당 당사…통합당, 매각 나서나?

통합당 중앙당사 마련 논의에…주목 받는 '대구경북 시도당사'
시위대 주요 타격 대상이자, 보수당 집권 땐 한국정치 주도한 핵심 공간이었던 곳

미래통합당 대구시당.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미래통합당 대구시당.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역의 보수당 거점 역할을 해 온 미래통합당 대구경북 시도당 당사의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어 중앙당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여러 차례 중앙당사 매입의지를 밝혔다. 이에 중앙당 사무처는 재원마련을 위해 전국 시도당 당사 매각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전국의 각 시도당이 역할에 비해 너무 큰 덩치를 유지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이번 기회에 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보수의 본산에서 '사랑방' 역할을 해온 시도당 당사가 없어질 경우 지역 정치권의 헛헛함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대구시 수성구의 금싸라기땅에 위치한 통합당 대구경북 시도당사는 지난 1981년 민주정의당 창당 이후 지역의 유지와 당원들이 십시일반 성의를 모아 마련됐다. 당시에는 가장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입지를 정했지만, 4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은 가장 '핫'한 지역으로 변했다.

이상학 전 새누리당 경북도당 사무처장은 "공화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민정당이 등장하자 지역의 당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의를 모아 현재의 당사를 마련했다"며 "1980년대에는 대학생을 비롯한 각종 시위대의 주요 타격목표였고, 보수당이 여당일 때는 한국정치를 주도하는 핵심 공간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현재 대구경북 시도당 당사의 자산가치가 최소한 150억원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약 10년 전 지역의 한 건설업체가 당사 일대를 사들여 개발에 나서고자 했을 때 제시했던 매입대금이 100억원가량이었다.

법원과 검찰청 이전으로 몸값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동대구 KTX역 상권 활성화와 대구공항 이전에 따른 수혜를 고려하면 반대로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선 중앙당이 당장의 필요에 의해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대체 공간은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통합당이 대구경북과 거리를 두면서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데 지역에서 보수당의 상징적인 공간마저 사라질 경우 지역과 당의 끈끈함이 예전만 못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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