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고속도로는 개통됐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제대로된 고속버스 터미널이 없었고 대부분 임시 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지금의 복합환승센터가 생기기 전 '대구고속버스터미널'은 고속버스 운영사가 각각 건설해 운영했었는데요, 1972년 한진고속에서 서울 및 수도권 방면의 고속버스 터미널을 지금의 복합환승센터 맞은편 자리에 만든 직후 그 자리에 각 고속버스 운영사의 터미널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형태가 됐죠.
1970년 7월 10일자 매일신문 7면에 실린 '都心에 들어앉은 高速주차장'이란 기사는 지금 없어진 고속버스터미널이 생기기 이전의 고속버스 이용 실태를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당시에는 각 회사별로 버스 주차장을 따로 운영했습니다. 문제는 일부 회사의 경우 도심에 버스 주차장을 만들어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전날 실린 고속버스 운행 광고를 보면 출발·도착 위치를 '구16헌병대'라고 하며 지도를 실어두고 있습니다. 위치를 보니 공평네거리 인근 현재 국채보상운동공원과 우리들병원 자리입니다. 여기서 고속버스가 수십대 출발했다 하니 교통체증은 안봐도 비디오겠죠?
이런 상황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1972년 한진고속이 지금의 복합환승센터 맞은편 자리에 터미널을 건설하고 다른 고속버스 회사가 인근에 터미널을 건설하면서 해결됩니다. 하지만 복합환승센터 건설 이전까지 터미널이 5개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보니 대구시민들은 버스를 어디서 어떻게 타야 할지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았죠. 지금은 복합환승센터 건설로 정말 '옛이야기'가 돼 버렸습니다.

고속도로는 기쁨만 준 건 아니었습니다. 일부 중소도시에는 고속도로 때문에 도심이 텅텅 비거나 버스편이 마련되지 않아 고속도로 개통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지요.
1970년 7월 10일자 매일신문 8면 경북판 기사 '中小都市(중소도시) 惠澤(혜택)없는 高速道路(고속도로)'라는 기사를 살펴봅시다. 김천의 경우 개통 다음날인 8일 시내 차량 통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시내 유류판매부터 음식점, 다방 등도 평소 매상의 절반이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또 경주, 영천, 언양, 양산 등의 도시에는 인터체인지는 있지만 직행 고속버스는 없어 기껏 만들어놓은 인터체인지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주 많지는 않지만 해당 도시에서 서울, 대구, 부산으로 가는 직행 고속버스가 다 운행 중이고 심지어 김천~동대구 구간은 왕복 8차선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경주까지의 구간도 계속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구요. 이처럼 지금 엄청나게 늘어난 고속도로 이용량을 생각하면서 옛날 기사를 다시 읽어보니 격세지감이라는 것이 이렇게 느껴지는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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