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꿈나무 피겨스케이팅 선수 엄마입니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얼마나 참담했을지 잘 알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는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벌금 20만∼30만원에 그칠 것이다'는 말을 듣고 다른 경찰서와 상담도 했지만 힘없는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피겨 선수 자녀를 둔 한 어머니가 눈물과 함께 쏟아낸 이야기다. 그는 이후 벌어진 2차 피해 등을 전하며 울먹였다. 그러고는 붉어진 눈시울로 "어린아이들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망했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 규명 및 스포츠 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나온 증언이다.
이 같은 체육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문경란 전 스포츠혁신위원장, 정용철 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서강대 교수),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중앙대 교수),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연구원 등이 이번 토론회에서 머리를 맞댔다.

허정훈 대표는 실업팀 선수 1천251명을 조사한 자료를 들며 "신체 폭력을 경험한 선수가 26.1%(326건), 가장 많은 폭력 이유는 '가해자 기분이 좋지 않아서'(38.5%)였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 징계 정보시스템 구축, 비공식 지도자 선수 조사, 체계화한 인권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1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토론회' 당시 자신의 발제문 '대한민국 스포츠 정책의 공위기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 대한민국 체육,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언급하며 말문을 뗐다.
함 연구원은 지난해 이 사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문제가 숙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대한체육회는 책임을 지지 않았고, 문체부는 체육회를 관리하지 못했다. 국회도, 청와대도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용철 위원장도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못 따면 어떤가. 올림픽 금메달 100개보다 선수 목숨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박정, 이상헌, 김승원, 유정주, 임오경, 전용기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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