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의 피해 호소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 경주시나 체육계, 사법기관의 미흡한 대처가 화를 불렀다는 여론이 크다.
최 선수 아버지는 지난 2월 초 경주시를 찾아 '최 선수가 훈련 중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징계를 요청했다. 최 선수가 활동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으로 경주시체육회가 시 보조금을 받아 관리한다.
하지만 두 기관의 대처는 미온적이었다. 감독과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위해 외국에 나가 있다는 등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시는 지난달 11~16일 열린 경주시 행정사무감사 제출 자료에서 최 선수 아버지가 제기한 민원을 누락(매일신문 10일 자 3면)시키기까지 했다.
최 선수는 3월 초 김규봉 감독과 팀닥터 안주현 씨, 장윤정 선수 등 선배 2명을 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의 사건지휘를 받은 경찰은 같은 달 19일 고소인 조사 등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담당 형사팀장이 직접 수사해 여러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범죄사실 입증에 노력했다. 그 결과 피고소인 4명을 지난 5월 29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결국 사망에 이르렀고 유가족이 경찰 수사에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어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검찰에 대해서는 애초 피해자 고소장을 접수받아 경찰의 수사를 지휘한 뒤 사건을 송치 받고도 최 선수, 피고소인 등 조사에 신속히 나서지 않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인 지난달 25일 대한체육회 조사관과의 통화에서 "기소, 불기소 의견 통지를 받은 게 있으면 그걸 보내 달라"는 조사관의 질문에 "대구지검으로 넘어간다는 그 연락밖에 안 받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사건을 송치 받은 후 약 한 달간 최 선수로부터 진술을 듣는 등 수사에 적극 나서지 않은 정황이 아니냐는 얘기다. 검찰이 신속히 나서 피고소인 등에 대해 수사 중인 점을 최 선수가 알았다면 '수사 결과에 대한 기대로 극단적인 선택은 안 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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