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의 한 환경서비스업체에서 퇴사한 환경미화원 김모(51) 씨가 퇴사 5일만에 숨지자 유가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우리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요!"란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글은 5일만인 12일 5천471명이 동의했다.
게시판에는 "청소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아빠를 죽음으로 내몬 사장을 처벌해주세요."란 제목으로 이 회사 사장 아들의 횡포와 직원들의 조직적인 '왕따' 사례가 올라와 있다.
유가족들은 "아빠는 15년간 봉화의 한 환경서비스업체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오다 2018년 민주노총에 가입하면서 힘겨운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며 "처음엔 전 직원이 민주노총에 가입했지만 회사의 지속적인 탄압으로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기업형노조를 새로 만들면서 회사에 2개의 노조가 공존했다. 이 때부터 이 회사 사장 아들과 말 잘 듣는 기업형노조원들이 아빠를 감시하며 반말과 폭언, 인격 모독, 가족 비하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폭언할 때마다 핸드폰이나 녹음기를 압수했고 차량 배터리 방전 책임을 물어 운전기사에서 가로 청소원으로 강등시켰고 지속적으로 시말서를 요구했다. 성과급을 핑계로 한급여 삭감, 과중한 업무, 사장 아들의 악질적 행동, 동료 직원들의 왕따 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몇 달만에 몸무게가 10kg 빠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가족들은 "이런 상황은 매일, 매주, 매달 반복됐고 결국 2인 1조로 근무하던 봉화읍 가로변 청소를 아빠 혼자 하게 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근무 구역도 교체해야 되지만 회사는 6개월간 봉화읍 가로변 청소를 혼자 하게 했다"며 "회사의 감시로 화장실도 못가고 심지어 물도 마음대로 못 먹었다. 결국 엄마가 수시로 근무지로 물을 갖다 줬다"고 털어놨다.

유족들은 봉화군청도 원망했다. "감독관청인 봉화군은 2인 1조 근무는 환경부 지침일 뿐 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독권한 밖이라는 답변만 반복했고 결국 용역업체의 부당한 근무조 편성으로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려 과로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봉화 환경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청원글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사실 확인을 위해 평소 직원들이 사용한 카카오톡 대화방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경북지역지부는 조합원들에게 전하는 글에서 "악랄하고 천박한 사용자로부터 민주노조원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김씨의 죽음은 근무 중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산업재해이자 노동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조창수(46) 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경북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앞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하겠다"며 "민간위탁 용역을 의뢰한 봉화군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유가족들에게 법률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봉화군공무직노동조합도 "환경미화원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현수막을 제작, 봉화읍내에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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