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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능(無能)과 묵인(默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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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읍장은 비료공장 입주를 알고 있었을까?, 모르고 있었을까?

신현일 기자경북부
신현일 기자경북부

지난 12일 오전 5시 30분쯤 김천시 아포읍장의 전화가 왔다.

11일자 신문에 게재된 '김천 아포읍 비료제조공장 깜깜이 공사 묵인' 기사에 대한 정정 보도 요청이었다.

비몽사몽간에 전화를 받았지만 "기사 내용 중 어떤 점이 사실과 다른지요?"라고 물었다.

그는 "김천시 투자유치과로부터 (농공단지에 비료제조업체가 입주한다는) 공문을 받은 것은 맞지만 내용에 개별법에 의해 허가받을 때 각 과에 허가를 득하게 되어 있을 뿐 주민 의견 받으란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또 "(공문만 봐서는) 읍에서 뭐가 들어오는지 알 수 없다. 읍에서 할 수 있는 권한이 하나도 없다"며 "(해당 공문은) 참고하라고 왔을 뿐이다. 읍에서 주민 의견을 받으란 이야기가 없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앞서 기자는 아포읍 비료공장 설립과 관련해 취재하는 중 반론권 보장을 위해 아포 읍장에게 공문을 받았는지에 관해 물었다.

당시 그는 "(비료제조)공장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몰랐다"라고 답했다.

재차 "김천시 투자유치과에서 3월 27일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고 질문하자 머뭇거리며 "퇴비나 폐기물 관련 공장인 줄 몰랐다. 그냥 일반 공장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즉 공문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지만, 내용은 몰랐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공문에 첨부된 검토의견서에는 새로 입주하는 공장이 '대기환경보전법' 제23조의 규정에 따라 대기 배출시설을 설치 신고해야 하며, 악취방지법 시행규칙 제3조(별표2)에 따른 악취 배출시설에 해당한다며 악취방지 저감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외에도 폐기물관리법 제25조 및 시행규칙 제28조 규정에 따라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과 제출된 사업계획서에 대해 적합 여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아포읍장은 이날 전화 말미에 "잘못한 건 인정하지만, 허가부서에서 (주민 의견 수합 등을 명시)해줘야 하는데… 공문에는 주민 의견 득하라는 내용 없었다"며 "기사 내용이 읍장을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취재 당시 아포읍 주민에게 들은 이야기가 다시 생각났다.

"주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공장이 입주한다는 것을 읍장이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서도 묵인했다면 맞아 죽어도 할 말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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