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해자 재심 신청 불구, 故 최숙현 유족 '담담'

아버지 "폭언·폭행 증거 있고 동료 선수들도 증언"

대한철인3종협회는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지 열흘 만인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김규봉 감독과 가혹 행위의 핵심 선수인 여자 선배 A를 영구제명하기로 했다. 남자 선배 김도환 선수는 10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김도환 선수의 사과문.
대한철인3종협회는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지 열흘 만인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김규봉 감독과 가혹 행위의 핵심 선수인 여자 선배 A를 영구제명하기로 했다. 남자 선배 김도환 선수는 10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김도환 선수의 사과문.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폭언을 했던 가해 혐의자 3명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담담했다.

최영희 씨는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선배 선수 2명이 재심 신청을 한 것과 관련, "예상했던 일이다. 감독과 특정 선수는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지 않았는가. 당연히 화가 나지만, 차분하게 대한체육회 공정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딸과 함께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경주시청,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최숙현 선수는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6월 26일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비록 때늦기는 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최영희 씨를 돕고 있다.

최영희 씨는 "가해 혐의자들의 보복이 두려워서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했던 동료들도 지금은 감독, 선배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하거나 목격한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지 열흘 만인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김규봉 감독과 가혹 행위의 핵심 선수인 여자 선배 A를 영구제명하기로 했다. 남자 선배 김도환 선수는 10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들 3명은 공정위에서 폭언과 폭행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고, 김규봉 감독은 '선수단 관리 소홀' 부분만 인정했다. 그러나 김규봉 감독의 폭언·폭행 증거는 유족이 그동안 언론에 공개한 녹취에 드러나 있다. A 선수를 향한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전 경주시청 선수는 "A 선배 눈 밖에 나면, 경주시청에서 정상적으로 선수 생활하기 어렵다. A 선수 기분을 건드리면 정말 난리가 난다. 일주일 넘게 시달리는 선수도 봤다. 마음에 안 드는 선수가 나오면 감독에게 가서 '알아서 하시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선수는 "A 선배는 어떤 계기도 없이, 갑자기 특정 선수를 미워하고 괴롭힌다. 경주시청은 그 선배와 감독이 모든 걸 주도하는 폐쇄적인 집단이어서, 그런 일이 가능했다"고 했다.

검찰과 경찰은 최숙현 선수를 벼랑 끝으로 내몬 팀 닥터라고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를 포함한 가해 혐의자들을 조사 중이다. 22일에는 국회에서 청문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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