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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도심 흉물, 대구 태평로 미군 '47보급소'…반환 논의 급물살 탈까

곽상도 "국방부, 기부 대 양여 방식 가능한 것으로 검토"

15일 대구 중구 태평로3가 주한미군 47보급소가
15일 대구 중구 태평로3가 주한미군 47보급소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반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주한미군이 74년째 사용 중인 대구 중구 태평로3가 '47보급소'(9천260㎡)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방부가 최근 법적으로 외국 군사 시설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반환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이 성사되면 남구 캠프워커 A-3 비행장 서편 구간을 돌려받아 3차 순환선을 개통하는데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곽상도 국회의원. 매일신문DB
곽상도 국회의원. 매일신문DB

15일 곽상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대구 중남)에 따르면 앞서 대구시가 47보급소 대체부지·시설을 제공하면 국방부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반환을 추진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주한미군이 47보급소를 쓰고 있지만, 부지의 87%가 국방부 소유여서다.

이에 지난주 국방부는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국군대 시설도 기부 대 양여가 가능하나 과거 사례가 없는 탓에 국방부 내 업무 조정·배분이 필요한 사안이며, 대구시가 결심하고 구체적 협의안을 마련하면 미군과 논의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곽 의원은 전했다. 주한미군 역시 보급창고 시설이 캠프워커와 멀어 이용에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 캠프워커 내로 시설 이전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중구 태평로 3가 미군부대 보급창고.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다만 47보급소가 이전되더라도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른 반환 절차를 거쳐야 대구시로 부지 양여가 가능한데, 이 단계에서 한미 간 환경조사와 정화책임 등에 대한 환경협의로 반환 시점이 늦춰질 수는 있다.

곽 의원은 "국방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문서를 조만간 대구시에 발송하기로 했다"면서 "47보급소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다 추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그간 '도심 흉물 같은 이 시설을 옮겨달라'는 민원이 잦았다. 이 방식이 해법이 된다면 3차 순환선 도로개설의 걸림돌인 캠프워커 서편 활주로 반환 등 다른 곳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미군이 시설을 옮기면 국방부로부터 이 땅을 사들여 인근 대구예술발전소, 수창맨숀, DGB대구은행파크 등과 연계한 복합문화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관련 기사 [단독] 대구 태평로 미군 '47보급소' 이전할 수 있을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창고 부지를 대구시에 팔면 그 매도금으로 창고 이전비용을 충당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기도 했다.

대구 중구 태평로 3가 미군부대 보급창고.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주한미군 47보급소=대구 중구 태평로3가 200-41 일대 9천260㎡ 규모의 단층 창고건물 10여 개로 구성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1947년부터 국방부 소유인 이곳을 빌려 창고로 사용 중이다. 이곳에는 주로 주한미군 장병을 위한 침대 시트, 책상, 의자 등 가구와 생활용품 등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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