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사뒷담] 윤석열 취임 1년 "곧 검찰인사=또 사표압박?"

윤석열 검찰총장 7월 25일 취임 1주년…직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 검찰 인사 단행할듯
과거 법무부 장관과 갈등 후 검찰총장 중도 사퇴 사례 다시 부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오른쪽 빨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빨간원 안 인물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오른쪽 빨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빨간원 안 인물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사회 인사철이다. 공무원들은 보통 1년에 2차례 정기 인사를 겪는다.

추울 때 한번, 더울 때 한번인 셈인데, 검찰도 마찬가지이다.

마침 16일 여러 언론 보도에서 검찰 여름 정기 인사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날 법무부 검찰과가 사법연수원 27~30기를 대상으로 인사검증동의서 제출을 요구했다는 소식이다. 27·28기는 검사장 승진 대상, 29·30기는 차장검사 승진 대상으로 알려졌다. 경계에 있는 29기의 경우 검사장 승진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어 다음 주쯤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1월 2일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8일 겨울 정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여름 정기 인사도 비슷한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시 검찰 인사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들을 '싹' 갈아치웠다.

현재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보낸 것을 비롯(참고로 한동훈 검사는 검언유착 의혹 논란에 지난 6월 26일 자로 다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제주지검장 발령), 강남일 대검 차장검사(대전고검장 발령),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수원고검 차장검사 발령),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서울고검 차장검사 발령), 노정연 대검 공판송무부장(전주지검장 발령), 문홍성 대검 인권부장(창원지검장 발령),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법무연수원장 발령), 윤대진 수원지검장(사법연수원 부원장 발령) 등이 교체됐다.

서울고검으로 간 조상준 당시 대검 형사부장을 제외하면 가까이는 경기 고양(사법연수원)부터 멀리는 바다 건너 제주도(제주지검)까지, 전국으로 골고루 '지방행'이었다.

이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과 발을 다 잘라냈다는 비유가 나왔는데, 이와 더불어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표도 유도한 맥락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취임한지 겨우 6개월째였던데다 4.15 총선도 불과 3개월 앞두고 있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나가지 않았고, 지금도 현직 검찰총장이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갈등 구도는 최근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더욱 극한으로 간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왼쪽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왼쪽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이어 이번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또 한 번의 인사로 타격을 줄 지에 관심이 향한다. 재차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에 대한 좌천 인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검찰 인사 자체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힘겨루기와 상관 없이도 지금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대검찰청 인권부장을 비롯해 대전·대구·광주·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 이상 직위 6개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 인사 전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이뤄진다. 이를 두고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때도 그랬는데, 갈등 구도가 심화한 이번에는 어떤 양상을 보일 지, 혹여 법무부 및 검찰에서 요즘 유행하는 '패싱'이 인사 관련 의견 청취에도 적용되는 것은 아닌 지에 관심이 향한다.

이렇듯 '추'와 '윤'이 역대 가장 사이가 나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로 보여지고 있는 만큼, 인사를 매개로 검찰총장의 거취도 달라질 지 시선이 향한다. 바로 검찰총장의 사퇴이다.

전례가 있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김준규 전 검찰총장. 매일신문DB
김각영 전 검찰총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김준규 전 검찰총장. 매일신문DB

①검찰 인사 문제에 항의하며 물러난 사례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강금실 법무부 장관 시절 김각영 32대 검찰총장(2002년 11월 11일~2003년 3월 10일, 김대중 정부 말기에 취임해 노무현 정부의 첫 검찰총장이기도 했다)이다. 당시 강금실 장관이 서열을 파괴하는 검찰 인사지침을 마련했고, 이에 대해 일부 검사들은 김각영 검찰총장이 강금실 장관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한 것. 이에 김각영 검찰총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는 얘기다.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은 퇴임사에서 "새 정부가 파격인사라는 이름으로 급히 기준도 없는 인사를 벌이고 있다"고 직설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②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고도 검찰총장이 물러난 사례가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경우 최근 이를 마주한데다 연이어 검찰 인사 문제에도 놓일 전망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천정배 법무부 장관 시절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와 관련해 천정배 장관이 불구속 수사를 하라며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자, 당시 김종빈 34대 검찰총장(2005년 4월 3일~10월 17일)이 항의성 사퇴를 한 바 있다.

③이명박 정부 땐 요즘도 화두인 검경 수사권 때문에 검찰총장이 사퇴한 사례가 있다. 이건 현재 두 사람(추미애, 윤석열)의 갈등 구도에는 적용하기 좀 애매하다. 그래도 참고로 살펴보면 이렇다.

2011년 7월 국회 법사위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통과시키자 검사들이 당시 김준규 37대 검찰총장(2009년 8월 20일~2011년 7월 13일)에게 책임론을 쏟아냈다. 당시 일부 검사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사표를 내거나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이에 김준규 검찰총장은 "후배 검사들의 사직서와 사퇴 의사는 모두 반려한다. 퇴임 전 검찰총장의 마지막 권한행사"라고 밝힌 후 사퇴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이귀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아무튼 법무부의 검찰 인사 준비 소식이 나오면서, 이와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관련 표명이 곧 있을 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인사 땐 취임 6개월 차에 불과해 물러날 가능성 역시 낮게 점쳐졌지만, 이젠 얼마 안 있으면 1년을 채우는 상황이기 때문에, 임기 2년 중 절반만 채우고 나가는, 중도 사임 가능성에도 점차 무게가 실린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 25일 43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했다. 즉, 오는 25일이 취임 1주년인데, 그 직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두 번째 검찰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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