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한국영화를 '방화(邦畵)'라고 많이들 불렀습니다. '방(邦)'이 한자로 '나라 방'인데, '한국영화', '국산영화'라고 해도 될 걸 굳이 '방화'라고 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방화'라는 말이 한국영화를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방화'라고 불리던 40~50년 전 한국영화의 수준은 당대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옛날신문을 뒤적이다 보면 '이런 영화도 있었나' 싶은 살짝 낯뜨겁거나 유치한 제목의 영화 광고들이 실려 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죠.
1970년 7월 18일자 매일신문 5면에 실린 '막다른 길에 선 邦畵(방화)'라는 기사를 보면 당시 한국영화가 저질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제작자본의 취약성을 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장사가 되는 영화'만 만들고 다작에 의한 배우의 겹치기 출연과 특정 장르의 편중이 일어나 결국 한국영화가 막다른 길에 도달한 느낌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경우도 작가의 사회참여의식이나 고발정신은 제작자와의 타협, 각본 심의 등으로 위축돼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한국영화의 위상도 점차 올라가고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을 탄 지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는 게 어떤 말인가 확 느껴집니다.
요즘은 음악을 인터넷 스트리밍이나 음원파일 다운로드 등으로 듣게 마련이죠. 그러다보니 사라진 제품이 하나 있으니 바로 '해적음반', '불법복제음반'이 그것입니다.
1970년 7월 18일자 매일신문 8면에 보면 "중소도시에 해적음반이 나돌아 판매허가업소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한 기사가 있습니다. 예전에 새로운 음반이 나오면 몰래 복사판을 만들어 원본보다 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거였죠.
지금이야 음원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 웹하드나 토렌트 등을 통해 공짜로 다운로드 받는 '불법 다운로드'가 이 해적음반을 대신하고 있죠. 해적음반이나 불법다운로드 모두 음악인들을 힘들게 만든다는 거 다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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