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왕초보 주식도전기'를 구상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광풍이 몰아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식에 대한 기본 상식쯤은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소박한 취지에서 출발한 코너였다.
하지만 11년 만에 폭락장이 연출되면서 4개월 만의 짧은 시간 동안 주식투자자들이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아찔한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은 재무재표와 기업의 성장성 등을 감안해 세심하게 종목 선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매수와 매도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롤러코스터 시장에 올라타다
계좌를 개설하고 난생 처음 주식을 처음 매입한 것이 3월 13일이었다. 이미 2월 중순 연재를 시작해 계좌를 개설하고 기본적인 브리핑을 받은 뒤 한 달만이었다.
문제는 이 때가 하필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확산)을 선언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봤으면 좋았을테지만 연재 시기 때문에 달리 피할 방도를 찾지 못했다.
13일 1722.68에서 시가를 형성했던 이날 코스피 지수는 쭉쭉 밀려내려가더니 19일에는 -8.39%까지 내려앉으며 장중 한 때 1439.43까지 밀렸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지수가 1000선까지 밀릴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다.
매입을 한 주만 미뤘더라면 아마 최저점에서 주식을 매입할 수도 있었겠다는 후회가 밀려오는 대목이다. 아마 신문 연재 타이밍 때문이 아니었다면 투자 시기를 미뤘을 것이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 WM센터 차장은 "실제 '왕초보 주식도전기' 3월 23일 게재된 3회차 주식 매수 기사를 보고 한 어르신이 찾아오셔서 A,B,C,D로 표기된 종목을 똑같이 3천만원치를 구매해달라고 하셨다"며 "이 분의 경우 최저점에서 매수하다보니 수익률이 한 달 여 만에 40%를 넘어서 투자금을 더 추가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천만다행인 것은 한국에서는 이미 2월 하순부터 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류 차장이 이같은 흐름까지 감안한 포트폴리오를 짰다는 점이다.
푸드 플랫폼 업체인 A사와, 언택트 기반의 키오스크 제조업체인 B사, 5G 관련주인 C사, 메신저 플랫폼 기반 대기업 D사 등 코로나19 시대에도 버틸수 있는 종목들이었기 때문에 믿고 기다릴수 있었다.
여기에다 이 때부터 '동학개미'들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것도 힘이 됐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폭락 후 반등을 경험삼아 적극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선 개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받치면서 지수는 서서히 회복해 한 때 수익률이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다시 놓친 타이밍
5월 6일 류 차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포트폴리오 중 가장 많은 비중(45%)을 가지고 있었던 국내 최대 플랫폼 업체 D사 주식을 팔고 2위 반도체 대기업인 E사의 주식을 매입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바이오·제약주 및 언택트 중심으로 쏠렸던 시장이 키맞추기 장세로 들어가면서 전통적 우량주인 반도체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주당 16만9천500원에 매입했던 D사 주식을 18만3천500원원에 매각해 11만2천원의 수익을 챙긴 뒤 E사 주식을 8만4천700원에 17주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주린이'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손실을 보탰다. 주식 트레이딩 시스템에 익숙치 않다보니 17주 매입 주문이 3번 반복해 들어가 주당 600원씩 모두 2만400원의 손실을 보고 주식을 다시 매도했다. 더구나 E사의 주가는 한 달 가까이 8만5천원 언저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류 차장은 "이 때가 두고두고 후회된다"고 땅을 쳤다. 그는 "언택트의 성장세가 꺽이고 실물 경제로 옮겨가는 시기를 너무 일찍 전망했다"며 "이후 D사의 주식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을 보면서 수백번도 더 '이불킥'을 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D사와 E사의 매도 매입 시기를 6월 초로만 미뤄 잡았어도 수익률이 40%에 육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D사 주식을 모두 매도하고 A사의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약간의 수익을 더한 채 15.78%로 주식도전기를 마무리했다.
류 차장은 "내심 20%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하지만 4달 남짓 투자 기간을 따지면 1%대로 내려앉은 은행 금리의 30배 가까운 수익률이다. 더구나 가급적 포트폴리오를 변경을 줄이고 '투자의 정석'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다보니 단시간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류 차장은 "투자 기록이 공개되고 기록으로 남겨지는 방식이다보니 어느때보다 스트레스가 컸지만, 때 마침 주식에 갓 입문한 분들이 많은 시기여서 이번 연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급등주나 테마주를 따라 대박을 쫓기보다는 작은 수익이라도 잃지 않고 꾸준히 지켜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산업과 종목에 대해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도움말=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 WM센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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