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닥치기 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가 소화기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구 달성1차산단에서 소화기 제조업체 유원티이씨를 운영하는 손주달(54) 대표는 소화기에 관한 관심이 저조한 현실을 개탄했다. 소화기는 항상 주변에 있는 것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중요성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10개 중 8개가 중국산인 국내 소화기 시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국내에서 쓰는 소화기 80%가 싼 가격에 대량으로 수입한 중국산이다"며 "일부 중국산 소화기는 약재 대신 밀가루를 써 화재를 더 키워 논란이 되는 등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데, 관심이 적다보니 공공기관이든 사기업이든 많은 곳에서 중국산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국산이 장악한 국내 소화기 시장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손 대표는 최근 뜻깊은 성과를 거뒀다.
유원티이씨의 '친환경 재가공 소화기'가 최근 국방부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제품'으로 선정된 것이다. 국방부가 일정 기간 유원티이씨 소화기를 사용한 뒤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면 신규 군수품으로 채택한다는 의미다.
소화기는 유효 기간 10년을 경과하면 폐소화기로 분류돼 버려지는데, 이때 소화기에 남은 소화 약제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유원티이씨의 친환경 재가공 소화기는 특허를 획득한 소화기 재가공 자동화 장치와 최근 개발한 약제 재가공 기법 등을 적용, 폐소화기를 오히려 소화력이 뛰어나고 환경오염도 줄인 새 제품으로 탈바꿈시킨 제품이다.
손 대표는 "이번 일이 국내 소화기 업계의 기술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국내 업체의 소방안전용품이 수준에 걸맞는 대우를 받아 지역 일자리도 창출하고 외부 투자도 유치하는 날이 곧 오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대표는 안전산업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시민이 조금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열악한 국내 소방안전용품 시장을 성장시키고 안전한 삶을 지키는 중요한 열쇠라고 지적했다.
그는 "급박한 화재 상황에서 소화기가 세네 번씩 말을 듣지 않은 사례가 큰 이슈가 돼 20년이던 소화기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줄인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라며 "일본처럼 5년까지 기한을 줄여도 1만5천원짜리 소화기가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시절 어느 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신문을 보다가 선진국에서 존경받는 직업 1위가 소방관이라는 기사를 보고 소방안전업에 뛰어들었다는 손 대표는 "열심히 노력해서 유원티이씨를 상장도 하고 안전체험 교육 등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업체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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