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대구시의회 의장 선거가 각종 부작용에 따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입후보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의회 가운데 대구와 경북 등 7개 의회는 아직 의장 선출 방식으로 콘클라베를 유지하고 있다. 콘클라베는 전 세계 80세 이하의 추기경들이 모두 참석하는 비공개 비밀회의다. 엄격한 비공개방식으로 진행되는데다 논의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전망이 쉽지 않다.
콘클라베를 도입한 의장 선거는 광역 의원 전원이 입후보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의장에 관심 있는 인사들은 시정 견제나 지역 민원이라는 본연의 업무보다는 원내 득표 활동에 몰입하게 된다. 공부하면서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인기 규합에만 더 신경을 쓰는 폐단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 최근 경산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드러나듯이 과도한 득표 경쟁 때문에 '금품 살포' 의혹까지 발생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과반 득표 실패 이후 결선을 벌이는 과정에서 친분에 따른 야합 및 상임위원장 등의 자리보장 의혹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이에 따라 최근 대구시의회에서는 의장 선출제도 변화 주장이 탄력받고 있다.
이시복 운영위원장은 22일 "현재의 의장 선거는 일종의 깜깜이 선거와 같아 제도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의장선거에서 표를 얻다 떨어진 사람이 부의장에, 부의장도 떨어지면 상임위원장에 잇달아 출마 가능해 개인적 자리 욕심만 채우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지숙 전 시의회 의장은 임기 막판 관련 제도 변화를 검토를 사무처에 주문한 바 있고, 8대 후반기 의장 도전에 성공한 장상수 시의원도 '인기 영합 위주 현 시의장 선출제도'에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변화 주장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입후보자가 정견발표를 하는데, 인구 250만 명 도시의 광역의회가 아직까지 후진적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부작용을 없애고 시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연기 없는 콘클라베' 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입후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전국 17개 시·도의회 의장단 선출유형 현황(자료 : 대구시의회)
▶교황식 선출 방법 : 모든 의원을 후보자로 하여 의장단을 선출하는 방법
= 대구, 경북, 서울, 인천, 경기, 충남, 제주
▶등록제 선출 방법 : 의장단으로 선출되기를 희망하는 의원은 의회사무처에 등록 및 정견 발표를 하고 등록의원 중에서 의장단을 선출하는 방법
= 부산, 광주, 대전, 울산, 강원, 경남, 전남
▶교황식+등록제 : 교황식선출 방법을 택하되, 정견발표(발언)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
= 세종, 충북,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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