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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코로나19 때문에 해체한 아이돌이 생겼다

지난 4월 소속사와 계약이 해지된 소녀주의보. 뿌리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4월 소속사와 계약이 해지된 소녀주의보. 뿌리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0일 해체된
지난 10일 해체된 '스펙트럼'. 윈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느 곳이든 아비규환이 아닌 곳이 없다. 아이돌 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음악방송이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자신들의 노래를 발표할 곳이 있고, 네이버 V앱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소위 '언택트' 방식으로 팬들과 만나기도 하니 그나마 버틸만하다고 여길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벌써 코로나19가 원인이 돼 아이돌 두 팀이 활동을 중단하거나 해체를 선언했다.

지난 10일 '스펙트럼'이라는 7인조 아이돌 팀이 해체를 선언했다. 이 팀은 JTBC '믹스나인'에 멤버 '동윤'이 출연하기도 했고, '프로듀스101 시즌 2'에 당시 MMO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출연했던 김재한이 소속사를 옮기며 합류해 잠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어쨌든 2018년 5월 데뷔를 했고, 버스킹과 각종 행사를 오가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동윤이 숨졌고, 6인조로 활동하던 중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스펙트럼'의 소속사인 윈 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회사의 상황이 악화돼 더이상 스펙트럼 활동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라고 해체의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소녀주의보'라는 팀이 활동중단과 함께 소속사로부터 계약이 해지됐다. 소속사인 뿌리엔터테인먼트는 팬카페에 "코로나19 여파와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회사의 상황이 악화되어 더 이상 소녀주의보를 끌어갈 수 없게 됐다"며 "뿌리엔터테인먼트는 모든 멤버들과 계약해지를 했다. 앞으로 본인들 자유의사에 따라 개별 활동을 할 수 있게 배려한 선택"이라고 입장문을 올렸다. 다만 해체는 아니라는 게 소속사의 입장인데 뿌리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앨범제작이 미뤄졌고, 멤버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자유를 주고자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스펙트럼'과 '소녀주의보'는 아직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이고 소속사의 사세도 크지 않다. 이런 팀들의 경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질 가능성을 아예 차단당했다. 각종 행사 무대들이 사라지면서 이들이 알려질 작은 무대 조차도 없어진 탓이 크다. 단순히 무대에 서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에게는 수입 문제까지 직결되는지라 어려움은 더 크다.

코로나19 사태는 아이돌 세계에도 양극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영 능력이 튼튼하고 팬덤도 충분히 큰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들은 그나마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버티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규모 기획사 소속 아이돌들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찬바람을 직격으로 맞고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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