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먹게 되더라도 이상 없다"…'유충 수돗물' 안전할까

전문가들 "인체 유해성 낮아", "유충 먹게 되더라도 인체 유해성 거의 없다"
높은 기온과 습도 등 비가 올 때 번식 환경 조성된 탓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서울, 대전, 울산, 부산 등에서도 의심 신고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대구 달성군 대림생수에서 시민들이 물통에 생수를 담아가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서울, 대전, 울산, 부산 등에서도 의심 신고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대구 달성군 대림생수에서 시민들이 물통에 생수를 담아가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전국적으로 수돗물에서 유충(애벌레)이 발견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인체 유해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 당국과 전문가들은 유충이 인체에 들어와도 큰 해가 되지 않고, 유충으로 인한 수돗물 오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22일 "인천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으로 인한 수돗물 오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유충의 발육에 필요한 유기물이 수돗물 내에는 적기 때문이다. 깔따구류는 진흙이나 물속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유충에서 번데기와 성충으로 성장한다. 이 중 유충 기간은 20~30일로 길어서 수돗물 내에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유충을 먹게 되더라도 인체 유해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유충이 입으로 들어가더라도 신체 내부에서 기생활동을 할 수 없고, 위액의 산성에 녹아버린다는 것이다.

수돗물 시민네트워크도 "깔따구는 인체에서 생존이 가능한 기생충류가 아니어서 몸 안에서 번식하거나 자랄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은 유충의 서식 환경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깔따구는 평균 기온 30℃에 습도 60%에서 가장 많은 개체 수가 발견된다. 여름철 비가 내릴 때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정수시설 이외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유충이 발견될 수 있다. 깔따구 성충이 외부에 받아놓은 물통이나 연결호스 등에 산란할 경우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유충이 발견된 수돗물을 세수나 샤워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마시는 것은 되도록 자제하는 게 좋다"고 했다.

한편,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 16~21일 정수장 5곳과 배수지 52곳을 점검한 결과,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22일 현재(오후 3시)까지 대구 유충 의심 신고는 15건이고, 모두 수돗물에서 유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매곡정수장에서 직원이 수돗물을 채취해 유충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매곡정수장에서 직원이 수돗물을 채취해 유충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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