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소비 확산과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아예 직원을 두지 않는 무인 가게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무인 가게 확산으로 편의점, 수퍼마켓 등 지역 자영업자들은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대구 수성구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두 달 전 들어선 해당 가게에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가게에는 아이스크림 냉장고 6대와 과자를 올린 선반, 무인 결제 기기가 전부였다. 셀프계산대 위에는 점주 연락처와 함께 '문제가 생기면 연락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손님 대부분은 스스로 제품을 사갔다.
무인 가게 업주들은 인건비 부담이 아예 없는데다 창업 비용이 크지 않고 별도의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점주 이모(49) 씨는 "직원이 있을 필요가 없고 초기 비용도 3천만원 정도로 크지 않은 편이어서 창업하게 됐다"며 "현재 매일 매출이 70만원 정도 나오고 있다. 여름 한 철 장사임을 감안해도 폐업 부담이 적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갑작스런 무인 가게 등장에 지역 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소형 수퍼마켓의 경우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가게보다 영업시간이 짧고, 편의점은 무인 가게의 가격 경쟁력에 맞서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1천200원에 판매되는 한 막대형 아이스크림을 무인 가게에서는 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무인 가게의 경우 편의점과 달리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규약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편의점은 신규 출점 시 최소 50m 이상 간격을 둔다는 업계 규약이 있지만 무인 가게의 경우 이러한 규약이 없다 보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 수성구 한 지역엔 30~40m 사이에 무인 가게 두 곳과 편의점이 모여 있다.
수성구의 한 편의점 점주 최모(62) 씨는 "가격 정찰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는 가격을 싸게 해서 팔 수 있는데 편의점은 점주들이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낮출 수도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며 "경제가 어렵다보니 무인 가게 등 불황형 창업이 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일단은 여름 한 철만 참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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