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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통의 상화리 상엿소리가 전국적으로 울려 퍼지길..." 이경식 설화리상여소리보존회 총괄자문

23일 설화1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경식 설화리상여소리보존회 총괄자문이 상여 옆에서 독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23일 설화1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경식 설화리상여소리보존회 총괄자문이 상여 옆에서 독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마을 주민 전체가 전통문화인 상엿소리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3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설화1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경식(78) 설화리상여소리보존회 총괄자문은 "1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의 고유문화인 상엿소리는 우리 마을의 보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신을 화장하는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상여를 메고 무덤까지 가는 관습이 사라지고 있지만, 전통을 지키는 마을이 있다. 120년 전통의 상엿소리가 아직도 울려 퍼지는 달성군 화원읍 설화1리이다.

이 씨는 "전통문화 예술축제나 전통상례문화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해 상여 문화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달성군 화원시장 상인들을 위해 지난 10일 '코로나19 장례식'을 치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통 상엿소리 재현은 망자를 떠나보내는 슬픈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이날 만큼은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위해 장례를 치렀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19일 경산시 하양읍 하양공설시장 둔치에서 열린 제6회 전통상례문화 국제학술대회에서 설화리상여소리보존회가 상엿소리 재현행사를 선보였다. 달성군 화원읍 설화1리 제공.
지난해 10월 19일 경산시 하양읍 하양공설시장 둔치에서 열린 제6회 전통상례문화 국제학술대회에서 설화리상여소리보존회가 상엿소리 재현행사를 선보였다. 달성군 화원읍 설화1리 제공.

상엿소리 재현행사는 노전제와 외나무다리 건너기, 다리 소리 등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 씨는 "축문을 읽는 독축 절차를 진행하는 축관 역할을 맡았다"며 "영가시여 상여에 오르셨으니 이제 가면 곧 묘지입니다. 보내는 예를 갖추며 영원한 이별을 아룁니다.라는 뜻을 담은 '영이기가 왕즉유택 재진견례 영결종천'이라는 축문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인 만큼 필요한 물품도 마을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그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상여를 잘 보전하고 필요한 지팡이, 깃발 대, 소품은 직접 대나무로 만들고 있다"며 "주민들이 함께 만들고 보존해 나가는 전통 문화이기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전통을 지킨다는 자긍심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

이 씨는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행사다 보니 예산 문제로 인해 현실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상엿소리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마을 전통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씨는 "전국을 다니며 더 많은 상엿소리 재현행사를 개최하고 싶다"며 "전통이 살아 숨시는 설화리를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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