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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농부연습]4. 집은 어떻게 지어야하나?

영천시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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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집이다. 그러나 집짓기는 땅을 구입하고 뚝딱 지으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 '어떻게 지을 것인가' 등 수많은 질문과 어려움을 마주하면서 완성되는 것이다. 영천시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에 살고 있는 예비 귀농인들은 어떤 집을 원하며 집짓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봤다. 입주민들은 다락방의 효용성에 대해 관심을 보였으며, 10평 남짓 작은 집이라도 부부가 살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외에 보온 단열의 문제, 조망과 집의 방향잡기, 창의 크기와 창호의 품질 등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계명대 리빙랩 프로젝트 팀은 입주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관리 연구소 이진우소장을 만나 그 답을 들었다.

1.목표를 분명히 하라

시골 땅은 망설이면 놓치고 서두르면 당하기 쉽다. 경치만 좋다고 선뜻 결정할 것이 아니라 현장답사를 통해 사려는 땅이 진입 도로가 없는 맹지가 아닌지, 집을 짓는데 따른 다른 규제는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또 주변에 축사가 있어 냄새가 나는지 고압선등의 시설이 지나가는지도 확인해야할 사항이다. 실제 땅이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이거나 땅의 일부를 다른 소유자가 무단사용하고 있는지도 점검해 봐야해야한다. 귀농인지 귀촌인지에 따라 땅을 구입하는 포인트가 다르므로 자신의 시골살이 목표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귀농을 하려면 마을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므로 마을안의 땅이 좋고 귀촌을 하려면 마을 주변의 땅도 좋다.

2. 집은 현실이다.

전원주택은 재테크 상품이 아니다. 전원주택은 추후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부대시설이나 인테리어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도록 한다. 멋진 전원생활을 꿈꾸고 욕심내어 비싼 건축비를 들여 지은 전원주택은 대부분 얼마 못가서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비용을 정해서 그 이상을 초과하지 말아야한다. 가장 권할 만한 규모는 100-150평 규모의 대지에 20-30평 정도의 집이 적당하다.

3. 일단 살아보고 집을 지어라

경치가 좋다고 무턱대고 집을 지을 것이 아니라 촌집을 빌리거나 작은 컨테이너를 놓고 살아보기를 권한다. 일단 살아보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집의 규모나 공간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집짓기 전에 꼭 필요한 공간의 우선순위와 크기등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또 지나치게 자신의 취향에만 맞추어 집을 짓다보면 나중에 매매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자신의 기호에다 약간의 보편성을 섞어 집을 짓는 것이 좋다.

전원에 집을 짓기위해서는 시골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이며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진은 영천시 자양면의 한 전원주택단지의 전경이다.
전원에 집을 짓기위해서는 시골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이며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진은 영천시 자양면의 한 전원주택단지의 전경이다.

4. 작게 지어라

10년 전만 해도 전원주택은 화려한 것이 인기였으나 지금은 작은 집이 대세다. 작게 지어서 살아보고 필요하면 증축 하거나 옆에 또 하나를 짓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화려한 자재를 사용하여 인테리어를 하고 그림 같은 잔디와 정원수를 심다보면 나중에는 관리가 힘들어 살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정원은 살면서 주변환경에 맞게 천천히 조성하는 것이 좋다.

5. 유지비용이 적은 집이 좋은 집이다

시골 집은 여름과 겨울을 보내기 어려우므로 단열 보온 시공비가 많이 들더라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관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 집을 팔아야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요금을 줄이고 완벽한 창호시공으로 집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관리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기름 보일러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나무로 떼는 온돌방을 하나정도 넣거나 페치카 등으로 실내공기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6. 눈에 보이지 않는 수납공간을 확보하라

시골생활을 6개월 이상 하다보면 수납공간이 적어 마루나 방 할 것 없이 박스나 짐으로 가득 차는 경우가 많다. 집이 지저분해 지고 청소하기도 힘들게 된다. 2층 다락방을 만들어 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거나 창고를 크게 지어 수납공간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직사각형보다는 정사각형으로 지으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공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7. 처음부터 완벽한 집은 없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서 수리를 해도 새로 짓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다. 내가 직접 책으로 공부하고 집짓기 학교를 다녀서 집을 지어도 완성도가 떨어져 나중에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시공사에 맡겨도 내 마음같이 되질 않거나 짓는 중간에 변경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시공사에 맡길 경우에는 건축물을 인도할 때 공사업체로부터 전기 설비 시공도면을 포함한 건물의 설계도와 하자보증각서를 함께 받아두도록 한다. 시골집은 조금은 불편하고 살아가면서 완성시켜간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김응호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강선일 기자 ksi@maeil.com

계명대 리빙랩 프로젝트팀

김응호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김호일 광고홍보학과 학생

김주연 송청빈 채인영 언론영상학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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