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및 봉제산업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대구에 설립된 한국섬유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는커녕 존립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각종 세금을 내지 못할 만큼 자금난이 심각한 데다 최근에는 본원 건물마저 경매에 부쳐질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관리감독 정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책을 내놓기보다 패션연의 자구 노력에 오히려 제동을 걸고 있어 온갖 말들이 나오고 있다.
패션연은 2004년 설립된 이래 전문 생산기술 연구소로서 튼튼한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임금 체불, 원장 선임 잡음, 연구개발비 의혹 등 숱한 파행을 보여 왔고 설립 16년이 지나도록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4대 보험 및 세금 3억5천만원과 직원 유족 산업재해보상금 1억4천만원을 조달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패션연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본원 건물이 경매로 강제 매각되는 것은 물론이고 8월부터는 각종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최근 패션연이 유동성 위기 모면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5억원을 차입할 계획을 세웠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산자부는 4대 보험 및 세금 체납 해결 자금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다. 공공기관 본원의 강제 매각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사업 중단이 코앞에 닥쳤는데 산자부가 자금 조달 루트를 막은 셈이라 참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자생력이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이참에 패션연을 정리할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은 패션연에 있다. 하지만 원인을 패션연 내부에서만 찾을 일도 아니다. 정부의 운영비 지원 중단과 무한 경쟁식 사업 수주 유도 등 구조적 문제점도 크다. 골치 아프다고 대책도 없이 정부 출연 기관의 문을 닫게 만들 요량이라면 잘못된 판단이다. 일단 살려 놓고 나서 구조조정, 유관 기관 통폐합 같은 중장기 대책을 강구하는 게 맞다. 패션연도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과 자생력 확보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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