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 안대고 감염병 환자 모니터링, '대박' 기회 맞은 트라이벨랩

코로나19 사태에서 빛난 웨어러블 생체신호측정장치 2종
환자 일상생활 하면서도 정밀한 모니터링, 의료진 수고도 크게 덜어

이상학 트라이벨랩 대표가 자사의 생체신호측정장치를 활용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이상학 트라이벨랩 대표가 자사의 생체신호측정장치를 활용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영남대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튼 트라이벨랩은 코로나 사태 때 빛난 경북의 의료기기 제조사다. 이 회사는 원격으로 코로나19 환자 상태를 살필 수 있는 '감염병 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 최근 급성장의 전기를 맞았다.

트라이벨랩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3월 이 시스템을 경북 문경에 만든 생활치료센터(서울대병원 인재원)에 구축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방식의 생체신호측정장치 2종을 만든다. 심전도계 'VP-100'과 심박수, 호흡수, 혈압 등 모두 6가지 지표를 측정하는 'VDR-1000'이 있다.

이 장비들은 측정한 생체신호를 LTE나 와이파이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PC에 전송해줄 수 있는데, 이를 임상시험센터에서 활용한 경험이 있는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요긴할 것으로 판단해 협업을 추진했다.

서울대병원은 이 장비 14대를 투입해 생활치료센터 운영기간 동안 20여명의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운영했다. 덕분에 의료진은 확진자와 접촉은 최소화하면서 환자 상태에 대해 면밀히 감시할 수 있었다.

환자들도 커서 이동이 불편하고, 12개에 달하는 전극 센서를 몸에 부착해야 했던 기존 심전도 검사기의 번거로움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지만 급격히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 특히 안성맞춤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서울대병원 생활치료센터에서 트라이벨랩의 측정장치가 보낸 환자의 생체신호 데이터가 종합상황실에서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트라이벨랩 제공
지난 3월 서울대병원 생활치료센터에서 트라이벨랩의 측정장치가 보낸 환자의 생체신호 데이터가 종합상황실에서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트라이벨랩 제공

트라이벨랩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환자 기록을 자동으로 전산에 입력해줄 수 있어 의료진의 업무부담도 크게 줄여줬다. 이 대표는 "생활치료센터 내 환자들도 서울대병원 환자 식별 번호를 받고 의무 차트를 기록하게 돼 있다. 다른 생활치료센터에서는 환자의 생체신호 기록을 별도로 옮겨야했지만 문경에서는 그 수고를 덜고, 의료진은 환자 치료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달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된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하나의 보조기기로서 별도 허가에 따른 임시사용만 가능했지만 지난 21일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이제는 국내 어디서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후 감염병사태 대응차원에서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쿠웨이트로 수출 논의가 진행 중이고 조만간 유럽에서 쓰이는 CE인증을 취득하면 수출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부정맥을 확인하고 판별하는 시스템을 장치에 추가하는 등 환자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고도화하려고 한다. 또 반려동물용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해외시장 등 새로운 곳도 개척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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