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전력은 "4기의 원전 중 1호기가 처음으로 전력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라카 원전 사업은 한국형 신원전(APR1400) 4기를 바라카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은 건설 부문 186억달러(약 22조원), 운영 및 관리 부문에서 494억달러(약 59조원) 등 100조원 가까운 외화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원전 수출 1호인 바라카 원전 가동은 낭보(朗報)다. 국제적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은 한국형 신원전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돼 전력 생산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 원전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란 사실이 다시금 입증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산업이 초토화됨에 따라 바라카 원전이 마지막 수출 원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탈원전 정책 3년여 만에 원전 산업 생태계는 심각할 정도로 붕괴됐다. 원전 주기기 제작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건실한 기업이 부실 기업으로 전락하고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원천 기술 업체들은 물론 부품 생산 업체들까지 존폐 갈림길에 섰다. 이런데도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자 감사원장을 집중 공격하고 나선 것만 봐도 탈원전 정책 수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문 정부는 국내에서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면서도 한국형 원전 추가 수출에 나서고 있다. 나라 안에서 접는 원전을 다른 나라에 팔겠다고 하니 엇박자를 넘어 못 미덥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이 탈원전 정책으로 주춤하는 사이 러시아·중국 등이 세계 원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5년 임기의 정권이 수십 년에 걸쳐 나라를 먹여 살릴 원전 산업을 파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바라카 원전은 탈원전 정책 폐기는 물론 국가 정책이 정권 차원을 넘어 긴 안목으로 접근하고 결정돼야 한다는 교훈을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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