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취수원 다변화 후폭풍…구미·안동 "동의 어렵다"

구미시 "취수원 이전과 다름없는 취수원 공동활용은 반대"
안동시 ""이전이든 다변화든 시민 희생 용납할 수 없다"

경북 구미시 해평취수장
경북 구미시 해평취수장

대구시가 지난 3일 대구시민을 위한 취수원 다변화를 위해 구미 해평취수장, 안동 임하댐 등을 거론하자 이들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구미시는 "동의한 것이 전혀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안동시 역시 "기본적으로 반대"라는 입장이다.

◆구미시 "동의한 것 없어"

구미시는 "대구시가 제안한 취수원 공동활용에 대해 동의한 것이 전혀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3월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등 2건의 연구용역에 착수한 것은 취수원 이전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한 용역이지만 용역 결과는 취수원 이전을 전제로 결과를 도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5일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보고 방향을 정하겠지만 취수원 이전과 다름없는 취수원 공동활용은 반대한다"며 "취수원 공동사용은 시민 의견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윤종호 민간협의회 위원장은 "취수원 공동활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권영진 대구시장이 분리안을 제안했지만 이미 10년 전에 제시된 의견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연구용역 의뢰는 낙동강수계 관리, 구미국가산업단지 무방류시스템 등에 대한 것이었다"며 "취수원 이전은 배제한 용역이었는데도 결과는 취수원 이전이나 다름없어 자치단체 간 분쟁만 유발시키는 결과"라고 했다.

구미 시민들도 반대 분위기다. 낙동강 유량 감소에 따른 국미국가산단 공업용수, 농업용수, 생활용수가 제한될 것을 걱정한다. 구미와 대구가 함께 물을 쓸 경우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낙동강에서 구미지역에 취수되는 생활·공업용수는 하루 69만7천t 정도다.

한 시민은 "현재 50만명의 식수원인 구미 해평취수장에 대구시민 250만명이 가세한다면 구미는 '물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다"며 "취수원 공동사용으로 구미의 정신적 재산적 피해는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북 안동시 임하댐
경북 안동시 임하댐

◆안동시 "기본적으로 반대"

안동 시민들에게 물과 댐은 생각만 하면 울화통이 솟구치는 애물단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 지역에 안동댐과 임하댐 등 거대한 물그릇 2곳이 조성되면서 주민들은 40년 이상 물과 애증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물과 댐은 안동 사람에게 '일방적 피해', '개발 제한에 따른 상대적 낙후와 박탈감' 등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 먹는물 문제 해결을 위한 취수원 대안으로 임하댐이 거론되자 안동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안동시·안동시의회 등 지역 전체가 발끈하는 분위기다.

안동시는 5일 환경부의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에 대해 "이전이든 다변화든 안동시민의 희생이 바탕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임하댐 취수원 언급에 대해서도 "왜 대구 취수장 용역에 안동이 언급돼야 하는지. 그 진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상황 파악을 하고 있다"며 "중간보고 결과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하댐이 대구 취수원 이전지에 포함되면 상수원보호구역 확대와 이에 따른 개발 제한은 물론 지역민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동시의회도 4일 "임하댐 취수를 추진하려는 정책은 안동시민의 생명수를 강탈하는 살인행위"라며 "모든 시민단체와 연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한 반대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안동상공회의회 이대원 회장 역시 "그동안 안동이 요구해 온 안동댐 주변 자연환경보전지역 해제에 대해선 환경부 입장이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임하댐 물을 하류 물문제 해결 대안으로 언급하는 것은 안동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안동의 경우 이미 2001년 임하댐~영천댐 도수관로 53.1km 공사로 임하댐 물을 1일 40여 만t씩 영천댐으로 보내고 있다. 이는 대구 금호강 하천유지수와 포항·경주·영천 등 지역의 각종 용수로 쓰인다. 아울러 청송 성덕댐 물을 하류로 방류, 안동 길안천에서 1일 5만여t을 취수해 영천 도수관로를 통해 추가로 영천댐으로 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동은 지하수 고갈과 폐농, 길안천 건천화 등 피해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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