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눈 앞에 날파리 아른아른…비문증·광시증 해결방법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필요없는 생리적 현상…5% 내외서 병적 비문증 발전

비문증 환자의 시야.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왼쪽 눈에 시야가림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65세 여성. 수개월 전부터 간헐적으로 날파리가 눈 앞에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여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이틀 전부터는 한쪽 눈의 절반 가량 시야가 가렸다는 것. 왼쪽 시력은 0.3이었고 암실에서 검안경으로 눈바닥의 상태를 살피는 안저검사에서 황반부를 침범한 망막박리가 동반되어 있었다.

수술 일정을 잡고 유리체절제술 및 백내장 수술과 레이저 치료, 유리체강내 가스주입술 등을 시행했다. 수술 직후부터 엎드린 자세를 유지시켰고 한 달 후 시행한 안저검사에서 망막 재유착이 확인됐고, 환자의 증상도 좋아졌다.

나이에 따른 변화나 여러 가지 안과 질환에 의해 유리체 내에 혼탁이 생기면,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워서 마치 눈앞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비문증'(飛蚊症)이라고 하며 '날파리증'이라고도 한다.

눈의 구조와 유리체.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 10명 중 7명 경험…대부분 치료 필요 없어

우리 눈의 수정체와 망막 사이 공간에는 유리체로 가득 채워져 있다. 유리체는 무색 투명한 젤리모양의 조직으로 태어날 때 생성되어 일생 동안 교환되지 않는다. 이 유리체는 투명도가 유지되어야 명확한 시력이 가능한데 나이에 따른 변화나 안과 질환에 의해 유리체 내에 혼탁이 생기면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워서 우리가 마치 눈앞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러한 혼탁은 생리적인 것과 병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별한 치료가 필요가 없는 생리적 혼탁의 원인은 유리체의 섬유화나 노인에게 많이 생기는 후유리체박리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병적인 원인으로는 유리체 변성 및 염증,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유리체 출혈, 망막박리 및 변성, 포도막염의 초기증상 등이 있다.

비문증은 약 10명 중 7명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상당히 흔하고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엄밀히 말해 비문증은 눈이 느끼는 증상의 일종이지 이 자체가 질병을 뜻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40대에서 발생하기 시작하며, 50~60대가 되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노화 현상과 관련이 깊다. 근시가 심한 사람은 청년기부터 비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문증이 느껴지면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병적인 원인일 경우는 아닌지 안과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 불이 번쩍 '광시증'도 노화에 따른 현상

비문증의 증상은 '올챙이 알이 떠다닌다' '파리가 날아다닌다' '그을음이 어른거린다'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특히 '환한 밖에 나가서 보면 이것이 더욱 뚜렷하다'라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비문증은 시선의 방향을 바꾸면 이물질의 위치도 함께 따라서 움직이는 특성을 가진다. 시야를 혼란시키고 때로는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는데, 시선의 중심에 있거나 옆 부분에 위치할 수도 있다.

대개의 경우 시력은 저하되지 않고 단지 불쾌감을 느낄 정도다. 일부 민감한 사람은 신경이 쓰인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일단 큰 걱정 말고 눈 속의 혼탁물이 무엇인지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비문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번갯불 현상을 경험하는 '광시증'(光視症)이 있다. 눈을 세게 부딪혔을 때 눈앞에 불이 번쩍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는 유리체가 수축하면서 망막을 당기게 되면 이것이 눈 속에서 불이 번쩍하는 느낌을 주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흔히 보이는데 수 주에서 수 개월 동안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기도 한다. 광시증 또한 노화에 따라 자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이 증상만 갖고서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

◆ 시야 가려진다면 병적 비문증 여부 검사를

비문증 진단은 우선 ▷당뇨, 고혈압 등 과거 병력 ▷최근 외상 여부 ▷증상의 발생 시기 ▷떠다니는 물체의 모양과 크기 ▷시력 저하 ▷광시증 등 동반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한다. 안구를 생체현미경을 통해 눈의 염증 여부, 안저의 이상 여부 등도 판단한다. 그리고 망막과 유리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산동(동공이 확대되는 상태)을 통한 안저 검사가 필수적이다.

비문증은 일반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갑자기 눈 앞의 검은 실 등의 개수가 늘거나 시야가 가려지는 듯한 증상을 느낀다면 병적인 비문증(망막 박리에 의한)으로 진행하는 초기 단계일 수 있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근우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교수

대략 5% 내외에서 생리적 비문증이 병적 비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심한 근시, 백내장 수술 후, 망막 박리를 앓은 적이 있거나 가족 중에 망막 박리 환자가 있는 경우 더욱 자주 관찰을 해야한다.

이근우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교수는 "무리를 줄 만한 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에 느끼는 비문증이 갑작스레 늘어나거나 시야를 가리는 증상이 생기면 빠른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근우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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