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람에 뒤집히고 비 맞고…선별진료소 장마철 수난

대구 20곳 중 19곳 야외 설치…폭우 심할 땐 빗방울 새기도

10일 오후 2시쯤 동대구역
10일 오후 2시쯤 동대구역 '워킹 스루'(Walking thru) 선별진료소가 동대구역 맞이주차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수현 기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에게 올 여름 유난히 긴 장마와 폭우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었다. 선별진료소 대부분이 야외에 설치돼 있어 궂은 날씨를 피하기 어려워서다.

대구시에 따르면 10일 기준 대구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자를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시행하는 선별진료소는 모두 20곳. 이 가운데 19곳이 컨테이너 박스와 이동식 텐트 형태로 실외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10일 오후 찾아간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맞이주차장. 이곳에는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워킹 스루'(Walking thru)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문제지만 최근 가장 힘들었던 건 폭우였다.

의료진 A(28) 씨는 "이동 경로에 따라 검사 대상자들을 안내하다 보면 움직임이 많아 우산을 쓰더라도 비를 다 맞는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에 비가 많이 왔을 때는 텐트 안으로 빗물이 한두 방울씩 새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진 B(21) 씨는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빗속을 뚫고 화장실까지 가서 손을 씻을 엄두가 나지 않아 생수로 손을 씻는다"고 했다.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둔 곳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로 검체 채취를 하다보면 우산을 들고 있기 어려워 비를 맞는 경우가 다반사다.

영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간호사 C(24) 씨는 "장마철에 바람이 세게 불 때는 검사 대상자 대기용으로 마련한 파라솔이 뒤집힌 경우가 몇 번 있었다"며 "10일 태풍이 온다고 해서 파라솔이 넘어갈까봐 다들 엄청 걱정하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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