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주민들에게 피해가 올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반대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모두 원상복구시키고 마을에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공사가 진행 중인 대구 동구 도학동 팔공산 자락 도장골 마을 주민들이 공사장 진동과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클라우드 시스템(가상 공용저장공간)을 활용해 정부의 정보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정부 데이터센터다. 대구센터는 지난해 10월부터 도학동 448번지 일대 8만1천367㎡ 규모, 축구장 11개 크기로 조성되고 있다. 사업비만 4천312억원인 대규모 사업이다.
공사 현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도학2동, 이른바 '도장골' 30여 가구는 3월 발파작업이 시작된 이래 고통 속에서 산다고 했다.
마을의 중심인 마을회관과 공사장의 거리는 100m 남짓. 이들은 발파 작업의 진동과 폭음으로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도장골 주민 A씨는 "공사가 시작된 뒤부터 벽에 큰 금이 가거나 창문틀, 문틀 등이 삐뚤어져 잘 열리지 않는 집이 늘고 있다"며 "심지어 주민들이 키우는 반려견들도 털이 빠지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요양차 이 마을에 왔다는 B씨는 "몸이 아파 조용하고 깨끗한 곳으로 왔는데 소음과 분진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심한 날은 스트레스에 머리털이 한 움큼씩 빠지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무엇보다 이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발주처인 행정안전부와 시공사가 발파 작업에 앞서 주민들에게 어떤 설명도 없었으며, 약속한 공사 기간을 훌쩍 넘겼다는 사실이다.
A씨는 "발파 전 어떠한 사전설명도 듣지 못했고, 한 달이면 끝난다더니 석 달이나 이어졌다"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하 골조공사를 위해 하루에도 수백 대씩 드나드는 레미콘 차량도 주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공휴일, 새벽시간 할 거 없이 레미콘 차량이 건설현장을 오가는데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도 잦아 주민들은 "소음 피해와 동시에 안전상 위협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발파 작업을 사전에 알려드리지 못한 점과 약속한 발파 기간이 길어진 점에 대해선 주민들을 찾아 사과를 하고 상황을 설명드렸다"며 "다만 주민들이 주장하는 발파로 인한 주택 피해는 실제로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인근 시설물에 대한 균열 조사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난폭운전에 대해서도 운전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과속·난폭 운전자는 퇴출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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