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터미널먹거리촌' 불법주정차 몸살…CCTV는 8개월째 '먹통'?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맞은편 밤 되면 불법 주정차로 도로가 주차장
CCTV 설치 8개월째 구청 상황실로 전송 안돼…동구청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 빈축

10일 오후 9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의
10일 오후 9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의 '터미널먹거리촌'의 도로. 불법 주정차 차량 천지다. 신중언 기자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맞은편 상가밀집지역인 '터미널먹거리촌'이 야간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를 관리해야할 동구청은 어처구니 없는 단속 행정을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말 설치한 불법 주정차 단속용 CCTV는 있으나마나한 먹통 CCTV가 됐고, 이동식 단속에도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오후 9시쯤 찾은 대구 동구 동부로22길~30길 일대의 터널먹거리촌은 교차로 모퉁이, 횡단보도 가릴 것없이 주차된 차량으로 빼곡했다. 주점, 식당 등이 밀집해 있지만 주차 시설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아 사실상 2개 차로는 주차장 용도가 된 지 오래다. 밤이 되면 왕복 4차로 도로는 왕복 2차로 도로로 돌변한다.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A(37) 씨는 "작은 교차로나 횡단보도에 주차된 차가 많아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안 된다"며 "남의 가게 앞에 주차를 하고 그냥 가버리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동구청은 상습적인 불법 주정차를 단속해달라는 민원과 교통혼잡을 해결을 위해 지난해 12월 2천300만원을 들여 불법 주정차 단속용 고정식 CCTV를 설치했다. 그러나 설치 8개월이 지났음에도 CCTV는 먹통이다. CCTV에 찍힌 화면을 동구청 상황실로 보내야 하는데 통신선 매립 공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무늬만 CCTV인 셈이다.

이유는 더 황당하다. 대구시가 2018년 12월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정비공사'의 하나로 동부로 30길에 인도 개선을 벌인 장소에 CCTV를 설치한 것이다. 도로법상 보도를 개량한 날부터 2년 간은 도로 굴착을 수반하는 공사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무늬만 CCTV'는 아무리 빨라도 올해 12월은 돼야 불법주정차 화면을 구청으로 보낼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동구청은 이동식 불법 주정차 단속도 낮 시간에만 할 뿐 정작 교통지옥이 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동구청 관계자는 "야간에는 단속 차량을 한 대만 운영하기 때문에 통행량이 많은 주요 간선도로 위주로 단속을 나간다"며 "실제로 단속을 나가도 '이런 좁은 곳까지 단속을 나오느냐'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엔 일주일에 1~2회 정도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다니며 불법 주정차 경고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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