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바캉스 방식 중에 '호캉스'라는 방식이 있죠. 말 그대로 호텔에 짧게 머무르면서 호텔의 서비스를 즐기며 피서를 즐기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요즘 많은 호텔들이 호캉스 관련 상품을 내 놓으면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있었던 걸로 생각했던 '호캉스'가 50년 전에도 시도됐다면 믿으시려나요? 옛날 매일신문을 뒤적거리다보니 이런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1970년 8월 19일자 매일신문 2면에 실린 워커힐 호텔(현재 그랜드워커힐서울 호텔) 광고입니다. 가장 크게 보이는 문구가 "누구나 싸게 즐길 수 있는 워커-힐"이네요. 당시 워커힐 호텔이 자랑하는 시설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객실은 263개가 있고, 연회장, 회의장, 한식·중식·양식 식당, 테니스, 볼링, 사격, 활쏘기, 보트,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시설, 놀이터, 오락실, 옥내외 수영장 등 지금과 견주어도 매우 호화스러운 시설들이 있네요. 그리고 '호화찬란한 하니비쇼'라고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극장쇼를 하기도 했었군요.
자, 그러면 당시 워커힐 호텔의 1박2일 호캉스 프로그램의 가격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신혼부부의 경우 1박2일에 식사 두 번, 쇼 관람, 수영장, 기념사진까지 포함하는 패키지 가격이 8천140원이었고, 일반부부는 신혼부부 패키지에 기념사진 대신 양주 2잔을 넣어 8천800원에 모시고 있었네요. 당시 쌀 40㎏ 한 가마가 2천880원 하던 시절이니 아무리 저렴하다 해도 서민층이 가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호캉스 가격과 얼마나 차이가 날 지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현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진행하는 '쿨 앤드 핫 서머' 패키지의 1박 가격은 그랜드 디럭스 룸 1박과 '더 뷔페' 조식, 야외 수영장 1회 이용을 포함해 23만5천원부터 가격이 책정돼 있습니다. G마켓에서 판매하는 철원 오대쌀 40㎏ 한 가마가 15만1천800원이니 호캉스 패키지는 요즘이 더 싼 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호캉스'가 평범한 사람들이 짧은 휴가를 즐기는 한 방식으로 각광받지만 50년 전은 아무리 저렴하게 나왔다 해도 평범한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가격이었네요. 그래도 대구에 나오는 신문에까지 광고를 했다면 아마 대구의 '금수저' 분들이 가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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