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수도권 지역감염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사상 첫 전염병의 전국 대유행이 현실화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에 수도권 방역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사상 처음으로 전국 단위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9명이나 발생했다. 지역발생 267명, 해외유입 12명으로 지역 내에선 수도권에서만 245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1월20일 '코로나19' 국내 첫 유입 이후 최대 규모다.
수도권 지역발생은 서울이 141명, 경기 96명, 인천 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이 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다.
코로나19 유행의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 2~3월 대구과 경북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지금처럼 전국 단위 유행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도권의 지역발생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서울공화국'이라고 할 만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것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인적 교류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유행은 자칫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그만큼 큰 셈이다.
방역당국의 발언 수위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위기를 강조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브리핑 과정에서 '대규모 재유행 초기 조짐' 및 '진짜 위기'라는 경고성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브리핑에서 "(확진자와 접촉자) 추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도권 확산 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양상은 대규모 재유행 초기 조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도권 집단감염은 개신교 교회에서 시작한 감염이 커피전문점과 학교 등 지역사회로 스며드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에서 누적 확진자가 134명으로 급증했다. 누적 확진자는 14일 낮 12시 19명에서 15일 낮 12시에는 59명, 2시간 후인 오후 2시에는 134명으로 집계됐다.
용인 우리제일교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이 교회 누적 확진자는 14일 낮 12시 72명에서 하루 만에 33명 증가해 총 105명으로 늘었다. 이 교회 교인 900여명은 모두 자가격리 중이다.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교인 2명과 지인 1명이 추가로 확진돼 총 4명이 누적 확진됐다.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는 자가격리 중인 2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26명으로 증가했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는 접촉자 조사 중 1명(남대문 상가 방문자), 자가격리 중 1명(어린이집 원아)이 각각 추가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총 36명이다.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일각에서는 교회 등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종교시설은 중위험 시설로만 지정돼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교회 측 반발이 거센 데다 자칫 종교 탄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감염 확산의 중심인 것으로 지목 받고 있는 개신교 교회는 '문재인 정권 타도' 집회의 선봉에 선 정치적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8일 오후 6시부터 교회 소모임과 단체식사 등을 금지하는 방역수칙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교회는 상시 마스크 착용, 예배할 때 찬송 및 통성기도 자제, 출입자 명부 관리, 시설 내 이용자 간 간격 유지 등의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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