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인대회 심사위원·수상자 사제지간" 의혹 제기

대구경북 한 미인대회 심사위원이 운영하는 학원 수강생이 미인대회 입상
대회 준비하는 데만 수개월…심사 과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지난달 열린 한 미인대회 대구경북 선발대회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달 열린 한 미인대회 대구경북 선발대회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달 열린 한 미인대회 대구경북 선발대회 참가자들이 대회 심사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대회에서 상을 받은 일부 참가자가 심사위원이 운영하는 학원에 다닌 정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미인대회 참가자들 사이에 '특정 학원 수강생들이 상위권에 대거 입상했는데 알고 보니 일부 심사위원과 수상자가 사제 관계'라는 의혹이 나돌기 시작했다. 입상자 3명이 심사위원 26명 중 1명이 운영하는 A학원에서 대회 전부터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B(23) 씨는 "대회가 끝난 뒤 A학원 대표가 '우리 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3명이 상위권 점수를 받아 입상했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며 "A학원의 SNS에도 그 참가자들의 수상을 축하하면서 학원을 홍보하는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고 주장했다.

대회 준비에 갖가지 노력을 들인 참가자들은 이번 논란에 공분하고 있다. 미인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백만~수천만원까지 투자해야 하고, 준비 기간도 길게는 1년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참가자 C(24) 씨는 "6개월 넘게 고생해 대회를 준비한 참가자 입장에서는 1, 2점 차이가 굉장히 크다"며 "심사위원이 가르친 학생이 입상한다면 꼭 그 학원에 다녀야 입상할 수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때문에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 위촉은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심사 공정성과 직결되는 탓이다. 이에 대해 미스코리아 운영본부 관계자는 "지역 예선인 미스 대구와 경북은 심사 하루 전날 심사위원을 섭외하고 있다"며 "40여명의 심사위원이 점수제가 아닌 1인 1표제로 진행해 심사 결과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 주관사와 A학원 측은 A학원 수강여부와 심사점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회 주관사 관계자는 "이번 심사위원 위촉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전혀 없었다"며 "주관사가 일일이 심사위원과 참가자 간의 관계를 밝혀내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A학원 대표는 "점수 하한선과 상한선(5~10점)이 정해져 있고 심사위원 평가를 합산해 수상자를 가려내야 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더라도 줄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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