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 '화랑설화마을' 시범 운영…랜드마크? 애물단지?

10년 공사에 일부 시스템 노후, 민자 숙박시설 유치 실패, 교통 불편 등 우려
영천시 추가 재정부담 가중될 가능성에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 겹쳐

영천 화랑설화마을 전경. 영천시 제공
영천 화랑설화마을 전경.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가 18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신화랑풍류체험벨트 '화랑설화마을'을 두고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지,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여부를 판가름할 향방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천시에 따르면 금호읍 일원 11만㎡ 터에 조성된 화랑설화마을은 신라 화랑을 테마로 한 레저복합형 문화관광시설로 48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다. 3대문화권 사업으로 2011년 착공, 2019년 9월 완공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개관이 연기되다가 이날부터 무료로 시범 개장했다.

입장료가 부과되는 정식 개관일은 9월 25일이다. 이에 맞춰 VR(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는 화랑우주체험관, 4D(차원) 입체 돔영상관 등 전시시설과 편의시설(그린스테이션) 등이 손님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10년에 이르는 긴 공사기간 탓에 일부 시스템이 벌써부터 노후현상을 보이는가 하면 전시시설 트렌드는 방문객 요구수준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경주 화랑마을·청도 신화랑풍류마을·군위 삼국유사테마파크 등 인근 자치단체의 유사한 시설 개관에 따른 방문객 유치 경쟁 ▷1만㎡ 부지에 계획됐던 유스호스텔 등 민자 숙박시설 유치 실패 ▷셔틀버스 등 교통 편의 미구축 등은 향후 영천시의 추가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같은 3대문화권 사업으로 320억원을 들여 지난해 개관한 영천한의마을은 운영비로 50억원가량이 들었지만 수익금은 6억원이 채 되지 않아 작년에만 44억원의 적자를 냈다.

화랑설화마을 실내 전시시설. 영천시 제공
화랑설화마을 실내 전시시설. 영천시 제공

여기에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영천시의회 한 의원은 "한의마을보다 규모가 더 큰 화랑설화마을은 입지 환경 및 여건 등을 감안할 때 '혈세 먹는 하마'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에 따라 시범운영 중단 및 개관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며 "화랑설화마을이 새로운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비 및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화랑설화마을 시설 배치도. 영천시 제공
화랑설화마을 시설 배치도. 영천시 제공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