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김원웅 두둔하고 나선 민주당 당권주자들, 정상인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원웅 광복회장(오른쪽)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원웅 광복회장(오른쪽)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국민 편 가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식 발언을 감싸고 나섰다. 국민 화합에 힘을 쏟아야 할 당권주자들이 도리어 편 가르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에도 국민 화합을 기대할 것이 없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낙연 의원은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발언이 문제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편 가르기라고 한 미래통합당의 비판에 대해 "호들갑을 떠는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 회장의 '친일 인사 국립현충원 파묘(破墓)' 주장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기자 출신인 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합리적, 균형적으로 판단하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혀 왔다. 친문도 아니어서 언행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런데도 김 회장의 왜곡된 역사의식을 두둔한 것은 국민을 참담하게 한다. 경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하는 골수 친문 세력의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부겸 전 의원도 기본적으로 이 의원과 다를 바 없다. "김 회장의 발언이 표현에서 국민 통합이란 관점을 더 고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김 회장 발언은 표현의 문제일 뿐 그 자체로 옳다는 것이다.

'친일 인사 파묘'에 대해서는 비켜 갔다. 김 회장의 발언에 동의하는지 아닌지가 쟁점인데 "코로나 확산 위험 등 시급한 과제를 처리하는 게 급하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김 회장 발언을 수용할 수 없는 국민과 골수 친문 사이를 줄타기하려는 데서 나온 떳떳하지 못한 자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주민 의원도 김 회장을 찾아가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이 역시 친문 세력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권주자들이 하나같이 친문 세력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안달인 듯한 이런 모습은 참으로 기괴(奇怪)하다. 어떻게 봐도 정상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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