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산업단지 곳곳에서 경기 침체로 휴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마스크 공장만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고 단가도 예전보다 올랐지만 공급과잉이 언제 발생할 지 몰라 우려도 일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동이 중단됐던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중소 공장들은 요즘 마스크 공장들이 채워나가고 있다.
구미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따르면 구미산단에는 최근 3개월 동안 50곳 이상의 마스크 제조업체가 휴업 중인 중소기업 공장을 임대 또는 매입해 입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마스크 생산장비 1, 2대를 갖춘 소규모 공장까지 합치면 구미산단 내 마스크 제조공장은 1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장기 불황 속에서도 매매·임대 공장 찾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경매 업계에 따르면 월 평균 3, 4건 있던 공장 경매도 올해 들어선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마스크 제조 붐이 일면서 산단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마스크 제조업을 하지 못하는 구미 4산단과 구미 1산단 금형특화단지 등에선 마스크 제조가 가능하도록 업종 제한 조치를 풀어달라는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또 마스크 생산장비를 만드는 일부 자동화설비업체들은 반짝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 공장 설립 '붐'은 대구도 마찬가지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초부터 현재까지 공장 설립 승인을 받은 마스크업체는 19곳에 달한다. 성서공단 관계자는 "요즘 신규 입주 업종은 거의 마스크 공장이라고 봐도 된다. 대부분 마스크 생산기계 1, 2대에 종업원 3~5명을 둔 소규모로 100㎡ 내외의 작은 공장을 임대해 쓴다"고 했다.
소규모 마스크 공장 급증은 최근 마스크 단가가 오르면서 설비 투자 비용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생산 마스크를 찾는 해외 수요도 한 몫한다. 중국산 마스크가 품질 문제로 반품사례가 늘고 있어 중국 마스크 업자들이 설비나 원부자재를 공급하되 한국에서 최종생산, 수출하는 방식의 사업모델도 있다.
마스크 공장의 신규입주 행렬이 산단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뜨내기'에 불과하다는 시선도 상존한다. 우후죽순 들어선 공장이 언제까지나 호황을 누릴 것이라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마스크 제조사 관계자는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었던 올해 봄에 공장을 했다면 큰 돈을 벌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급과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며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시점이 오기 전에 설비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인데 이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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