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인의 결혼식에 갔던 송혜민(30) 씨는 웨딩홀 풍경에 깜짝 놀랐다. 올 3월 예정된 예식을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로 미뤘는데 이날도 하객석이 텅텅 비어 있는 등 상반기에 볼 법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송 씨는 "하객도 없고 분위기도 썰렁해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며 "신부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2~3월에 결혼식을 올릴 걸 그랬다'며 크게 후회하더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불안감으로 예비부부들이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정부가 방역 강화로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객이 50명 이상 모이는 결혼식을 금지하자 대구의 예비부부들도 혼란에 빠진 것이다.
대구시도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서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유지, 뷔페, 예식장, 장례식장 등 고위험군 시설에 대해 이용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예비부부와 가족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예정된 결혼식을 하반기로 미룬 상태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결혼식 진행이 또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8월 말 딸의 결혼을 앞둔 최근식(57) 씨는 "3월 초에 잡았던 결혼식을 8월로 기껏 미뤘는데 코로나 재확산으로 절망적"이라며 "가까운 친인척만 초대해 조촐하게 치르는 방안에 대해 딸과 계속 이야기 중"이라고 했다.
아예 결혼식을 내년으로 미룬 예비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불확실한 상태에서 마음을 계속 졸이기 보다 마음 편한 결혼식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달 결혼하려 했던 최희정(29) 씨는 "위약금을 물고 아예 결혼식을 1년 뒤로 연기하기로 했다"며 "어쩌다 보니 결혼 준비를 3년이나 하게 돼 심적으로 지치고 피곤하지만 불편한 마음으로 식장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렇다고 결혼식 취소가 잇따르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웨딩업계의 얘기다. 대구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대구도 서울처럼 50명 이상 모이면 안 되는지 등을 묻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10통 이상 걸려 오지만 결혼식을 취소하는 사례는 아직 없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진 경우가 많은 거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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