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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친한 사이 엉덩이도 치고…뉴질랜드가 오바"

송영길 국회의원. 연합뉴스
송영길 국회의원. 연합뉴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한 발언을 두고 정의당과 미래통합당이 함께 비판했다.

앞서 송영길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 사안에 대해 "(피해자는 여성이 아닌) 키가 180cm, 덩치가 저 만한 남성 직원"이라며 "친한 사이에는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라며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관에 대한 뉴질랜드의 신병 인도 요구에 대해서는 "오바"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후 송영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정의당과 미래통합당이 입장을 밝혔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송영길 의원은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다.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행한 폭력적인 행위"라고 했다.

또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에 대해 (뉴질랜드에)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2월 뉴질랜드 법원은 해당 외교관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2017년 말 A씨가 주 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시절 3차례에 걸쳐 남자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 때문이다. 이에 뉴질랜드 외교부가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우리 정부는 현재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문제가 불거진 후인 2018년 뉴질랜드를 떠난 A씨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다른 국가 한국 공관 총영사로 발령냈다.

이 같은 사실 및 이날 송영길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부끄러운 '가해자 중심주의'"라며 "정부여당의 일이라면 그 어떤 허물이라도 감싸기에 급급한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는 성추행 사건에서조차 '가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 외교관을 질타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한 외교부에 목소리를 높여야 할 국회 외통위원장이, 외려 여당소속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정부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불과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한 바 있는데 외려 문화의 차이를 운운하며, 마치 뉴질랜드의 피해자가 오해했다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은 '가해자 중심주의'"라고 덧붙였다.

이어 "행여 송 위원장의 발언이 (뉴질랜드에)알려져, 피해자가 상처를 받고, 또 다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부끄럽다"고도 했다.

앞서 송영길 의원은 지난 7월 8일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 착취물 웹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에 대해 법원이 불허 결정을 내린 미국 송환을 재추진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송영길 의원은 "아동성착취물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엄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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