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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文정부, 방역실패 책임 통합당에 씌우지 말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경제사회연구원 세미나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경제사회연구원 세미나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1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방역실패의 책임은 정부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게 싫으면 정권을 내놓으시면 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정부·여당의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첫째 "대통령이 코로나 다 잡았다고 발언할 때마다 곧바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곤 한다. 벌써 세 번째 반복되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바이러스의 위험을 정확히 알릴 의무가 있다. 쓸 데 없는 발언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킨 것은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둘째로 "7월 말에 교회의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것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결정적 실책이었다. 지금 대다수의 클러스터가 교회의 소모임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 결정적 오판에 대해서 정부여당은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셋째로는 "이런 사태가 나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그 직전까지 쿠폰까지 줘가며 여행가라고 권한 것 역시 정부여당 아니었나"라며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계완화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고 했다.

앞서 여당에서는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미래통합당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일었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에서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광화문 집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며 "공식적으로 집회참여를 거절했고, 집회를 만류하는 원희룡 지사와 하태경 의원의 꽤 강경한 발언도 있었다. 방역의 사안을 정치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여당이라고 봤다. 그 다음으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비롯한 극우세력, 기독교 반공주의 세력에게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미미하다"며 "자기들의 정책적 판단의 오류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려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방역의 문제까지 정략의 소재로 삼는다면, 전광훈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며 "어느 쪽이든 방역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무책임한 행동일 뿐"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일단 방역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의 수습을 위해 겸허히 통합당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게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 갈라치기 꼼수가 아니라 사회통합의 정신만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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