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 살고 있는 최원호(30) 씨는 올 추석은 집에서 가족끼리 보내기로 했다. 최 씨가 추석 때 경북 청도 외가댁에 가지 않기로 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는 "외할머니·외할아버지 연세도 많으시고 기저질환까지 있으셔서 예방 차원에서 올해는 찾아뵙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추석 연휴 땐 영상통화로 안부를 대신하려고 한다"고 했다.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국민 사이에 자발적으로 '민족대이동'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운 가족과의 상봉보다 코로나19 불길을 잡는 일이 먼저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수원에 살고 있는 강정석(54) 씨는 "수능을 앞두고 있는 조카가 있어 이번 추석 때는 대구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추석에 마음 불편하게 만나기보다는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된 뒤 설 연휴쯤에 친척들을 만나는 게 차라리 낫다"고 했다.
올 추석 명절은 조촐하게 보내자며 집안 어른들을 설득하거나 부모가 먼저 오지말라고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에 노출될 여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주부 신현주(35·경기 화성시) 씨는 "포항까지 가려면 차로 3~4시간이 걸리는데 중간에 휴게소도 거쳐야 해 친정 부모님이 먼저 '위험한데 왔다 갔다 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시더라"며 "남편과 상의해서 시부모님들께도 양해를 구해보려 한다"고 했다.
최근 올라온 '추석 명절 기간 록다운과 장거리 이동제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국민청원에도 2만3천413명이(25일 오후 5시 기준)이 동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러한 움직임에 일부 지자체도 발빠르게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인천시는 24일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온라인 성묘·차례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며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우리 대구를 지키기 위해 수도권 방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 초청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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