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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연기 위약금 없다지만…속타는 예비부부들

산정 기준 불분명하고 권고 그쳐…코로나 직격탄 웨딩업체 한숨만
한국예식업중앙회에 위약금 없이 최대 6개월까지 연기 권고
예식업중앙회 회원사들 중 대구 업체 없어…자율적 협의해야

지난 3월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한 호텔이 결혼식 영업을 재개한 이후 첫 주말 예식의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 3월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한 호텔이 결혼식 영업을 재개한 이후 첫 주말 예식의 모습. 매일신문 DB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조치로 결혼식 연기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둘러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위약금 책정, 최소 보증인원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1일 한국예식업중앙회에 위약금 없이 최대 6개월까지 결혼식을 연기하고, 예비부부들이 예식업체에 지불하는 식대 비용 기준인 최소 보증인원을 감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예비부부들은 코로나19로 하객이 50명으로 제한되다 보니 기존에 계약한 150~300명인 최소 보증인원을 얼마나 감축해줄지, 이에 따른 위약금은 어떻게 산정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게다가 공정위의 요청도 예식업중앙회가 회원사에게 권고하는 정도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제성이 없다 보니 사실상 업체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한국예식업중앙회에 등록된 150개 회원사는 전체 예식업체의 30%에 불과하고, 모두 서울경기지역 업체다.

대구지역 웨딩업체 상당수는 예식 취소 시 위약금을 부과할 뿐, 예식 연기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없앴다. 그러나 피로연 대금과 직결되는 최소 보증인원 감축과 예식 연기 추가 비용 발생 등은 업체마다 제각각. 웨딩업체와 예비부부들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웨딩업체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올 들어 결혼식이 계속 밀리는 등 업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밀린 결혼식으로 임대료와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며 웨딩업도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25일 웨딩업체들과 만나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가 커서 합의를 보지는 못했다"며 "예비부부와 웨딩업체 모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보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예식업중앙회는 올 연말까지 위약금 없이 연기를 허용하는 방침을 회원사에 권고하면서 예식 취소 시엔 예비부부 부담 위약금을 30~4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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