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가족 사업이 된 美공화당 전당대회"

전대 부인·딸 찬조 연설 논란…27일 장녀 이방카 연설 예정
폼페이오 순방 중 지지 영상…외교가 "공무 중 정치" 비판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2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2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킹 데이비드 호텔' 옥상에서 사전에 녹화됐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멜론 오디토리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딸 티파니 트럼프가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멜론 오디토리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딸 티파니 트럼프가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대선을 향하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직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찬조 연설자로 나서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이 대거 연설자로 나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연 확장 보다는 충성 지지층에 집중하는 전략을 드러내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기존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호텔 옥상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에 나와 중국압박과 대북 관여 정책 등의 성과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연설을 강행했다.

이를 두고 외교관들과 정치권에서 경악에 가까운 반응이 나오는 등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현직 외교관은 NBC에 "해치법을 찢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치법(Hatch Act)은 공직자가 공무 중에 혹은 공직에 따른 권한을 동원해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 캠프는 성명을 내고 "세금으로 지원되는 외교 공무 중 대통령 재선을 위한 심부름꾼으로 복무하겠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결정은 완전히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면과 신규 시민권자 귀화 이벤트 영상을 전대 행사에 활용, 다시 한번 권한 남용 등 논란에 휘말렸다.

이날 전대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과 차녀 티파니,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나와 지지 연설을 했고 전날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장녀 이방카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전당대회가 새로운 가족 사업이 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과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으로 대표되는 충성 지지층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지만 전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수호자' '선지자' 등으로 표현하며 40% 전후의 흔들리지 않는 골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바이든 후보에 대해 '급진 좌파', '사회주의'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이념 논쟁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전략도 선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정강정책은 4년 전 내용을 수정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해 민주당의 정책과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고립주의' 정책 유지, 보호무역 강화, 동맹 공정 분담, 불법 이민 종료, 총기규제 반대, 낙태 반대, '오바마케어' 무력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동맹 재창조, 법인세 인상, 이민자 포용, 강력한 총기 규제, 낙태 찬성, 오바마 케어 계승을 통한 보편적 의료 서비스 확대 등의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있다.

다만 통상정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미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며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했고,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지적하며 대중 강경 노선을 천명한 점에서는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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