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려가 현실로…대구 대학병원 수술 '반토막'

의협 2차 총파업 돌입…동네병원 상당수는 정상 진료
일부 개원의는 휴진 놓고 고민…정부 복귀명령에 사태 더 악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부터)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의 집단 휴진과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부터)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의 집단 휴진과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주요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나선 의료계와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26일 정부는 집단휴진(파업)에 나선 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했고,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업무개시 명령을 '악법'으로 규정하면서 무기한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 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이 아닌 전공의 개인에게 명령권을 발동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의 진료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며,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거부에 대해서도 본인 취소 의사를 다시 물은 뒤 응시 취소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이 '의사들의 단체행동권을 부정하는 악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차 총파업이 시작된 이날 궐기대회에서 "후배 의사 단 한 명에게라도 행정처분이나 형사고발 등 무리한 행정조처가 가해진다면 전 회원 무기한 총파업으로 강력히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부터 의협이 주도하는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는 전공의, 전임의,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이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대구지역 대학병원에서는 전임의도 대거 파업에 가세함에 따라 수술 건수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대학병원과 달리 대구시내 개원가 분위기는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파업에 동참하는 병의원은 그리 많지 않았고, 상당수가 정상 진료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 근처의 한 메디컬 빌딩에는 병원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내과 진료를 위해 왔다는 김영복(73) 씨는 "뉴스에서 의료파업이라고 하길래 깜짝 놀라 병원에 전화했더니 다행히 정상 진료를 한다고 하더라. 약을 타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건물 내 병·의원 10곳이 입점해 있는 수성구 범어네거리의 한 메디컬센터에서도 휴진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의료기관은 2곳뿐이었다.

일부 병·의원 원장은 늦게라도 파업에 동참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한 의사는 "파업에 동참할까 고민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병원을 찾아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차마 외면하기 힘들었다"며 "앞으로 하루라도 휴진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대한전공의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한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한 사거리에서 모 대학병원 전공의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전공의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한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한 사거리에서 모 대학병원 전공의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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