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덕원고(교장 서경학)에 최근 독특한 장학회가 생겼다. 정년 퇴임하는 스승, 그가 가르쳤던 옛 제자들이 뜻을 모아 장학금을 조성한 것이다. 덕원고 최병규 교사와 그의 제자들 얘기다.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제자를 챙기고, 그 교사의 옛 제자들이 후배들을 위하는 일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최병규 교사는 38년 간 덕원고에서 근무하고 이달 31일 자로 정년 퇴임한다. 그는 26일 퇴임식에서 서경학 교장에게 장학금 1천523만원을 전달했다. 이는 그가 옛 제자들과 함께 함께 모은 기금. '심수(1선 1후) 장학회'란 이름으로 학교에 기탁됐다.
이 장학회 이름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심수(心水)'는 최 교사의 마음이 물과 같을 정도로 호인이라는 뜻. '1선 1후'는 1명의 선배가 1명의 후배를 돕는다는 얘기다.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하는 장학회인 셈이다.
정년 퇴임 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던 게 평소 최 교사의 바람. 그가 담임이었던 2002년 1학년 10반, 2003년 2학년 13반 출신 학생들이 주축이 돼 스승의 뜻을 이었다. 이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장학회는 매년 11월 17일(순국선열의 날) 즈음 6명의 학생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최 교사는 "성적보다는 자발적으로 꾸준히 봉사하고 희생을 실천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대가 없이 봉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져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더 밝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서경학 교장은 "그동안 교육 분야 발전을 위해 애써 주신 데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며 "기탁하신 장학금은 취지에 맞게 인성이 훌륭한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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