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새로운 2차 전지(배터리) 전략과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날 행사에서 ▷나노와이어 기술 적용 ▷전고체 배터리 ▷100만 마일 배터리 등의 신기술을 공개할 것이라는 갖가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될 테슬라의 미래 비전에 따라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인 LG화학(올 1~5월 기준 24.2%), 4위 삼성SDI(6.4%), 7위 SK이노베이션(4.1%)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이들 대기업에 음극제 양극제 등을 공급하는 국내 소재 업체들의 업황을 좌우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은 물론 증시 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 직접 배터리 만드나

현재 LG화학과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3개 업체가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직접 배터리를 만드는 '내재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 프로젝트인 '로드러너 프로젝트'를 위해 배터리 셀 제조업체 맥스웰 테크놀로지스와 배터리 장비업체 하이바 시스템즈를 인수한 바 있다. 배터리 양산을 위한 채용 공고도 공개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 인근에 조성중인 기가팩토리4에서는 내년 7월부터 모델 Y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문가들은 배터리 대규모 양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가 모델Y부터 배터리를 내재화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2022년 이후로 예상되는 배터리 내재화 시점을 언제로 제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규모는 얼마인지가 배터리데이의 관전 포인트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LG화학의 내년도 중국 전지 설비 증설 규모가 20GWh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시도가 얼마나 유의미할 수 있을지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신기술, 어떻게 진화할까
나노와이어는 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을 단면의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인 극미세선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배터리에서는 양극 또는 음극 재료를 나노와이어 형태로 구성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노와이어 기술을 양극 소재나 음극 소재에 적용하게 되면 표면적을 늘려 획기적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실리콘 음극재에 나노와이어 기술 적용 시 충·방전 반복에도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핵심 소재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다 보니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의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배터리 손상 시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해 안정적이며,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구나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적기 때문에 안전성과 관련된 부품들을 줄이고 그 자리에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다만 아직은 시기상조로 양산은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맥스웰은 자사 기술 로드맵에서 전고체 배터리 생산 시점을 오는 2027년 이후로 잡고 있다"며 "이 정도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원가 절감이 관건
테슬라가 CATL과 함께 개발하는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이 5배 정도 긴 100만 마일(약 160만km) 배터리도 공개 후보다. 이미 테슬라는 주요 외부 기술 고문인 제프 댄이 지난해 9월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CATL의장 역시 최근 최대 16년간 120만 마일 운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 준비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슬라가 이번에 실제 내놓을 핵심 아이템으로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은 획기적으로 원가를 줄인 배터리 기술이다.
원가를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경쟁이 가능한 kWh당 100달러(약 12만원) 이하 수준으로 낮춘 배터리를 공개하면서 가격 면에서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추월하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원가 가격이 비싼 코발트 사용량을 크게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니켈 함량을 늘린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 혹은 ▷코발트가 없지만 성능은 낮은 LFMP 배터리 투트랙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어떤 배터리를 공개하든 조기에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시제품을 선보이는 정도로는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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