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인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신임 대표에게 큰 표 차로 패하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4·15 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김 전 의원은 당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득표로 '2연타'를 맞으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김 전 의원은 30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대구시민, 경북도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 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차분하지만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제가 조금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난 뒤 시도민분들을 찾아뵙겠다"고 말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낙선인사에서 "지적과 비판도 무겁게 끌어안겠다"며 "'새로운 김부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2년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며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당권과 대권의 분리'라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직 7개월 수행 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이낙연 대표를 겨냥한 과감한 결단이었다.
이 대표에 대한 견제심리가 결집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면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면 지원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대설까지 거론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박주민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전대가 3자 구도로 재편됐고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대세론 속에서 '2위 경쟁'으로 흘러갔다.
김 전 의원의 경선 최종 득표율은 21.37%로, 이 대표(60.77%)와는 큰 차이로 벌어졌고, 박 의원(17.85%)을 근소하게 앞섰다.

김 전 의원은 가중치가 높은 대의원 투표에서 29.29%로 박 의원(13.51%)을 앞질렀을 뿐 권리당원(김부겸 14.76%, 박주민 21.51%) 국민여론조사(13.85%, 22.14%), 일반당원 여론조사(18.05%, 19.15%)에서 모두 3위에 그쳤다.
대권 잠룡인 김 전 의원이 박 의원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국민여론조사에서도 박 의원에게 밀린 건 정치적 내상이 큰 대목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기도 해 당 안팎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민주당 영남권 대표 인물이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대선 도전이 유력한 이 대표가 내년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돼 차기 당대표 재등판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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