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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로 가족과 세상을 등지려다 혼자 남은 40대 가장, 징역 12년

픽사베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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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생활고로 가족과 함께 세상을 등지려다 혼자 남게 된 40대 남성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1일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는 어머니와 자식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살인 등)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범행 뒤 아내가 목숨을 끊는데도 제지하지 않은 혐의(자살방조)도 적용됐다.

앞서 지난 4월 5일 오후 4시 30분쯤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할머니와 1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내는 끝내 숨졌다. 남편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이들 가족은 '힘들어서 가족과 함께 먼저 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지인의 신고로 발견됐다. 현장에는 유서도 있었다. 이들 부부는 부동산 투자 사업 실패 후 채권자들이 독촉하자 모친과 아들을 살해하고 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을 회복한 뒤 매우 후회했다고 전했다. 구청 측은 A씨가 생활고 등 이유로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홀로 목숨을 건지 A씨를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재판부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식 생명을 빼앗는 등 살인행위에 대해 무겁게 처벌해야 하지만 피고인이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 평생을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들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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