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학본부와 학교법인 간에 불협화음 빚는 대구대

대구대 본관(성산홀) 모습. 대구대 제공
대구대 본관(성산홀) 모습. 대구대 제공

대구대학교가 자교(自校)의 법인인 영광학원 이사회를 비판하는 보도 자료를 냈다. 대학본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역점사업을 학교법인이 부결시킨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회의록 공개를 요구하고 법인 이사장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대학본부가 대외에 알리면서까지 학교법인을 공격하고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 데다 양자 간 불협화음을 바라보는 지역사회 및 학교 내 우려도 크다.

갈등 폭발의 단초가 된 사안은 대구대가 경북도, 영천시, 민간업체와 손잡고 캠퍼스 내 유휴 부지에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학본부로서는 오랫동안 준비해왔으며 지방자치단체 및 업체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영광학원이 발목을 잡았다고 느낄 만하다. 반면 영광학원 입장에서는 중대 사업을 법인이사회와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에 대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부결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것은 그동안 누적된 갈등이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광학원과 대학본부는 외부 인사의 대외부총장 임용 문제, 도시철도 기지창 부지 제공 문제 등 사안마다 대립해왔는데 이번에 곪은 부위가 터진 것이다. 이번 설명회에서도 박윤흔 영광학원 이사장이 김상호 대구대 총장과 민간사업자를 퇴장시킨 채 회의를 진행하면서 업무 담당 보직교수와 팀장에게 언어 폭력과 인격 모독을 했다고 대학본부 측이 주장하고 나설 정도다.

경위야 어찌됐든 간에 학교법인과 대학본부가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은 보기 민망하다. 양측 모두 자신의 행동이 학교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벌어진 일들을 놓고 보면 감정과 불신이 깔려 있다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학교법인과 대학본부가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사사건건 대립하면 피해는 학생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 대구대는 관선 이사 체제를 벗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 학령인구 감소 및 코로나19 사태로 대학마다 위기인 만큼 대화를 통해 현안들을 풀어나가기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