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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바보야 문제는 음식이야"…음식에 대한 모든 정보 제대로 알기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마틴 코언 지음/안진이 옮김/ 부키 펴냄

한 대형마트에서 운영 중인 신선식품 간편가정식 전문 매장. 매일신문 DB
한 대형마트에서 운영 중인 신선식품 간편가정식 전문 매장. 매일신문 DB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으로 냉동·보존·가공식품 등 대체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냉동식품 코너 모습. 매일신문 DB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으로 냉동·보존·가공식품 등 대체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냉동식품 코너 모습. 매일신문 DB
책
책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세계에서 잘살기로 손꼽히는 미국에 비만 인구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은 비만이 부자병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그러나 정작 부유한 나라에서 비만에 고통받는 이들은 빈곤층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만다.

실은 비싼 신선식품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빈곤층이 값싸고 칼로리가 높은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탓에 비만으로 발전하기 쉽다. 이처럼 비만은 영양실조와 같이 빈곤이 야기한 질병이라는 사실, 나아가 음식을 둘러싼 모든 숨겨진 진실을 우리는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나에게 맞는 식습관 스스로 찾아가기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맛과 영양을 충족시키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건강, 환경, 경제, 과학, 역사, 다이어트 등 내 삶의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행위다. 이는 우리가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제대로 구분하고 바람직한 식단과 식생활 습관을 갖기 위해 늘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간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은 음식의 역사, 경제, 정치, 윤리, 환경, 영양, 다이어트, 레시피 등 인간의 먹는 행위와 관련한 다양한 읽을거리를 총망라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 음식과 다이어트에 관한 무수한 정보들이 쏟아져나오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이 지닌 차별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살면서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수많은 조언을 보고 듣지만 이 조언들이 상충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목격한다. 조언이 일치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각자 자신에게 맞는 식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음식과 관련하여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치거나 오해하던 사실이나 식품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숨기는 정보까지 파헤친다. 이밖에도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법이나 슬로푸드 운동, 마음챙김 식습관 등 음식을 조금 진지하게 먹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다른 동물이 먹는 것을 참고하기도 하고, 살이 찌는 이유를 비롯한 다이어트에 관한 올바른 정보도 제공한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이론적인 논쟁보다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특정 전략만 강요해서도 안 되고, 모든 이에게 획일적인 해법을 제시해서도 안 된다. 각자가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둘러싼 여러가지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나면 비로소 우리는 나에게 어떤 식습관이 필요한지, 어떤 식생활을 추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식생활과 관련해 꼭 알아야 하는 사실

음식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은 예리하고 때로는 놀라울 만큼 실용적이라 현대인이 본받을 지점이 많다. 플라톤은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 전 신선한 과일과 견과를 기본으로 하는 식단을 추천했다. 모든 사람들이 끼니마다 고기를 먹으려 한다면 세상에 음식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고 자원을 얻기 위한 경쟁이 벌어져 결국 자연이 파괴되고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그의 지적은 우리네 현실을 반성하게 만든다.

고대부터 우리는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당연히 식생활에도 적용된다. 고대 중국의 신화에서 헌원씨의 신하 기백은 '요즘 사람들이 오래 살지 못하는 이유'로 술을 물처럼 마셔 대고, 생활과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않기 때문이라 했다. 그의 말처럼 건강한 식사를 위해서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는 지방 섭취는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은 날마다 일정량의 지방을 필요로 한다. 그래야 뇌와 신경계가 작동하고, 피부와 머리카락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음식을 섭취할 때 지용성 비타민이 잘 흡수된다. 적정 비율의 지방이 함유된 식사는 몸에 이롭지만 지나치면 해롭다. 일반적으로 영양학자들은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의 3분의 1 정도를 지방으로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원래 일본인들은 커피를 싫어했고, 인스턴트 커피 역시 즐겨 마시지 않았다. 네슬레는 라파이유 박사의 도움을 받아 일본인들의 취향을 바꿔 보려고 했고, 라파이유 박사는 아이들을 위한 커피향 디저트를 일본 시장에 내놓으라고 조언했다. 네슬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커피를 베이스로 한 달콤한 과자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청소년이 되면서 일본에 거대한 커피 시장이 열렸다는 사실은 식품 기업이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음식과 식생활과 관련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사실들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음식을 먹기에 앞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명한 대답을 스스로 찾게 될 것이다. 52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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