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김남조 시, 가톨릭과 무교의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접근

김남조 시의 가톨리시즘과 샤머니즘 이미지 / 이순옥 지음 / 마중문학사 펴냄

김남조 시는 가톨리시즘과 샤머니즘의 독특한 두 사상 체계 안에서 절묘한 조화로움을 창조하고 있다. 사진은 전통 무속신앙을 토대로 디자인 한 가톨릭 주얼리.
김남조 시는 가톨리시즘과 샤머니즘의 독특한 두 사상 체계 안에서 절묘한 조화로움을 창조하고 있다. 사진은 전통 무속신앙을 토대로 디자인 한 가톨릭 주얼리.

이 책은 우리 문단의 원로 김남조 시인의 시 세계를 가톨리시즘과 샤머니즘적 관점에서 조명한 학술서이다. 저자는 사랑의 시, 기도시, 신앙시, 생명시, 구원의 시, 영가시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 김남조 시를 가톨릭과 무교의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다. 김남조의 시를 연구하게 된 이유와 그 과정에 대해 저자는 "처음에는 신앙시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김남조 시인이 보여준 사랑의 시편의 대상은 누구인가, 또 우리의 토속신앙이 김남조 시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라는 의문들이 연구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 김남조 시, 그리스도교적 구원관 보여줘

제1부 '김남조의 가톨릭 신앙시에 나타난 시 시계'에서는 김남조의 가톨릭 신앙시에 나타난 시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앙시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던 작가의 작은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시 작품 속에 절대자의 명칭이 들어 있지 않은데도 신앙시라고 하고, 들어 있어도 신앙시가 아니라고 하는 학계의 평가를 저자가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김남조의 시를 사랑의 시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대상이 누구인가에 대한 탐구 결과, 저자는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가톨릭의 성인 성녀들이 그 대상임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대상들에 대한 사랑은 숭고하고 형제적이고 아가페적이지만, 시적 표현에 있어서 에로스적 어휘를 쓰고 있을 뿐임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또 외연으로는 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김남조의 시이지만, 심층적으로는 심오하며 고난이나 역경에 처한 인간의 문제를 신의 섭리 안으로 데려가는 그리스도교적 구원관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가톨리시즘·샤머니즘 두 사상 체계 조화로움 창조

제2부 '김남조 시에 나타난 토속 신앙적 이미지'에서는 김남조 시의 토속 신앙적 관점에 대한 저자의 의문에서 시작된 결과물을 정리했다. 연구는 김남조 시인이 가톨릭 신앙인이지만 한국인의 심성에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있는 토속 신앙이 그의 시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알고 싶은 저자의 학문적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저자는 영혼의 문제, 고통의 문제, 사랑의 문제 등을 다루면서, 김남조 시에 나타난 영혼세계의 양상을 샤머니즘 영혼관에 근거하여 전이형, 의인화형, 영육분리형, 타계여행형, 영혼접촉형, 공동체형 등으로 고찰하고 있다.

저자가 밝혀낸 김남조 시의 무속적 이미지는 벌거숭이, 굿, 주술, 토속적 기도, 무병, 한국인의 화병 이미지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무속적 이미지는 가톨릭 신앙시에도 담겨 있는데, 그 이미지로 인해 김남조의 신앙시의 의미를 더욱 깊고 풍요하게 그려준다.

저자는 김남조 시에 대한 연구 결과 가톨리시즘과 샤머니즘의 독특한 두 사상 체계 안에서 김남조의 시가 절묘한 조화로움을 창조하고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 영혼, 고통, 신앙 무속 등 김남조 시인이 일생을 두고 천착한 모든 개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신실한 가톨릭 신앙을 가진 김남조 시인의 샤머니즘 이미지, 에로스적 이미지가 들어 있는 작품 모두는 시의 개성 있는 표현적 방법이라고 결론짓는다. 230쪽, 2만원.

◆저자 이순옥은

서울에서 태어난 저자는 1996년 제7회 대구문학 신인상과 2011년 시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으며, 주로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남조 시를 연구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오월의 기도', '사랑의 빛', '님과 함께 걷는 길', '밤에 쓴 편지'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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