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에이스의 품격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동료들의 주루·수비 실책 등 도움이 없는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팀과 스스로의 승리를 챙겼다. 올시즌 3번째 승리를 자신의 손으로 거머쥐었다.
류현진은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2볼넷과 삼진 8개를 잡아내며 1점만을 내주며 그야말로 역대급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운 토론토는 마이애미를 2대1로 꺾으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은 2대1로 앞선 7회말 승리 요건을 갖추고 불펜에 공을 넘겼고, 불펜이 마이애미 추격을 막아줘 시즌 3승(1패)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며 7월 부진에서 반등했고 이후에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시즌 평균자책점을 2.92에서 2.72로 낮췄다. 이날 경기가 특히 더 류현진의 호투가 빛난 것은 야수들의 어수선한 플레이가 나왔음에도 굳건히 자신의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토론토 타자들의 주루 실수로 1·2회초는 모두 허무하게 끝났다. 1회 초 비야가 무리하게 2루타를 만들려다가 아웃당했고, 2회초에는 로우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포수 견제구에 잡혔다. 2회 말에는 수비마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마이애미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의 타구는 1루수·2루수·우익수 사이 절묘한 위치에 떨어져 행운의 안타가 됐다.
다음 타자 코리 디커슨의 타구는 병살타 코스로 보였지만, 2루수 비야의 2루 송구 실책에 주자가 모두 살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이 위기 속 류현진은 루이스 브린슨을 2루수 땅볼로 잡은 뒤, 1사 주자 2, 3루에서 호르헤 알파로와 재즈 치점을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해 이닝을 끝내면서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왔다. 류현진은 3회 말 직접 투수 앞 땅볼을 잡아내는 등 삼자범퇴에도 성공했다.
토론토 타선은 4회 초 2사 주자 1, 3루를 만들었지만 3루 주자 비야가 포수 견제에 잡혀 득점 기회가 날아갔다.
다행히 5회 초에 무사 주자 1루에서 구리엘 주니어가 선제 2점포를 터트리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5회 말 2사 후 안타 3개를 연속으로 맞아 1점 내줬지만 이후는 마이애미 타석을 봉쇄했다.
류현진은 "주자들이 일부러 죽은 것도 아니고, 노력하다가 상대 팀에 당한 것이다"며 "선발투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동료를 감쌌다. 이어 "항상 선취점을 내주지 않으려고 준비하면서 투구했다"며 "실책이 나온다고 해서 타자 접근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자가 어디에 있는지 등 상황마다 투구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접근법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8월과 비교해 오늘 투구도 비슷하게, 적당히 잘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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