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은 초입부터 강풍이 몰아친 흔적이 뚜렷했다. 곳곳에 쓰러진 가로수는 숫자를 세기 힘들 정도였고, 도로표지판도 멀쩡한 것을 찾기 어려웠다. 피해는 바닷가 마을로 다가갈수록 더욱 심각해 구룡포 아라광장 도로 양편으로는 무수히 쌓아올린 콘크리트 더미와 쓰레기, 못 쓰게 된 가전제품 등이 가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이 관통한 구룡포에는 새벽 한때 순간 최고 풍속이 44.6m까지 기록됐다. 시속 160km를 넘는 어마어마한 강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정도 바람이면 어른 머리보다 큰 돌덩이가 굴러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거센 강풍은 만조와 맞물려 더욱 피해를 키웠다.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해일처럼 들이닥치는 '월파' 현상이 일어나며 해안가 인접 도로는 물론 주택까지 직격한 탓이다.
특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유명해진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 일제시대에 지어진 오래된 목조 건물이어서 붕괴 위험까지 있다. 이곳은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해병대와 공무원, 봉사자들이 피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태풍 영향으로 포항에는 죽장면 상옥리에 최고 125.5㎜의 비가 내리는 등 평균 72.3㎜의 폭우가 쏟아졌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커 죽도시장 등 10개 지역 4천8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연일·구룡포지역의 8천400여 가구는 단수 피해를 입었다. 도로 침수, 구조물 파손도 70여 건 접수됐다. 긴급 피해복구가 이뤄진 뒤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덕군 역시 강풍과 월파로 어림잡아 현재까지 20억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덕군에 따르면 8.5m 파도가 강구면 해안 강구해파랑공원 일대를 덮쳐 상가와 주택 30여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어선 5척이 침몰했고 2척은 유실, 1척은 파손됐다. 강구 해안가에는 파도가 밀어올린 해양쓰레기 1천200t가 쌓였다. 이밖에도 순간 최대 풍속 31m의 강풍이 몰아치며 영덕군 내 비닐하우스의 10% 가까운 200여 동이 부서졌다. 사과와 배 낙과 피해도 상당하다.
영덕군 9개 읍·면 전 지역에서 1만5천여 가구가 정전됐다. 이로 인해 횟집 등에서 물고기 폐사 피해가 일부 발생했으며, 정치망과 양식장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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