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대구경북 곳곳에 상처를 입혔다. 강한 바람은 정전, 시설 파손 피해를 냈고 천연기념물 일부도 훼손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로 끊기고 여객선 침몰
울진군에선 도로가 유실되거나 일부 어선이 침수됐으며 1천2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금강송면에 최고 223㎜ 폭우가 쏟아져 소강리 917번 지방도가 일부가 유실됐다.
현내항과 죽변항의 월파로 인해 인근 횟집들이 바닷물에 잠겼다. 피항 중이던 어선 3척이 침몰됐고 1척이 침수됐으며 7척은 파손됐다.
울릉도에선 울릉읍 사동리 방파제가 200m가량 유실됐고, 서면 남양항 방파제가 100m가량 파손됐다. 사동항에 세워둔 여객선 돌핀호, 예인선 아세아5호는 강한 파도와 바람에 침몰했다. 돌핀호는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배다. 남양항 부두에 올려둔 어선이나 레저용 보트 20여 척도 바닷물 범람으로 파손됐다.




경주에선 20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된 가운데 시래동 빌라 외벽이 떨어지는 등 건축물 피해가 41건 발생했다. 감포읍과 양북면, 양남면 등지에서는 합선과 전기줄 파손에 따른 정전이 17건 발생했다. 외동읍 일대에선 정전 복구가 지체돼 다수 자동차부품 기업이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선 공장 채광창 14개가 떨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기엔 유리창으로 보이지만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의 얇은 판"이라고 밝혔다. 또 출입문 17곳이 밀리거나 파손됐고 나무 4그루가 넘어졌다. 이날 오전 3시께 제철소 내 문이 강한 바람에 밀리면서 직원 1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한 바람에 사과나무 뿌리째 뽑혀
영천에서는 3일 오전 0시 51분쯤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89.6㎞를 기록한 화북면 일대 농장에서 수십여 그루의 사과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금호읍과 북안·고경면 등에선 주택 1채가 침수되고 70여 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졌다.
성주군은 39농가의 벼 14.4ha가 쓰러지고, 5농가의 1.2ha 사과농장에서 30%의 낙과 피해를 입었다. 또 비닐하우스 51동의 비닐이 벗겨지고, 3동은 철근파이프가 휘는 피해를 봤다. 고령군은 덕곡면과 운수면 등 농가에서 벼 44ha가 쓰러지고, 가로수 5그루가 쓰러졌다.


안동지역도 강풍 피해가 컸다. 녹전면 등 20곳에서 가로수가 바람에 쓰러졌고, 금곡동에는 신호등 기둥이 꺾여 넘어졌다. 영양에서는 태풍에 따른 침수로 석보면 원리리와 입암면 방전리 일대 등 36가구 67명이 한때 대피했다. 영양읍 현리 119가구는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수비정수장과 신원취수장도 오전 5시쯤 정전돼 1시간 30분 만에 복구됐다.
상주에선 가로수 등 나무 9그루가 쓰러지고 주택 한 곳 담벼락이 파손됐다. 특히 서문동 김모(73) 씨 집에선 마당의 고목이 뿌리채 뽑혀 지붕을 덮쳤다. 사벌면 배 과수원 농가 2만여㎡는 낙과 피해를 봤다.
문경에선 농암면 과수원 9천여㎡의 사과나무 중 30% 정도가 강풍에 쓰러졌다. 의성에서도 홍로 등 사과 낙과 피해가 73ha에 이르렀다. 낙과 피해는 조사가 진행 중이여서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예천에선 한천 둔치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75대가 모두 이동조치됐다. 유천면 일부 주민은 약 5시간 동안 정전 피해를 입었다. 경산에선 3일 오전 0시 45분쯤 남산면 사월리 김모(69) 씨의 주택 지붕덮개가 떨어지면서 승용차 일부가 부서졌다. 하양 대부잠수교는 한때 통제됐고, 임당동 대추밭 일부가 피해를 봤다.
청송군에선 사과 낙과 247ha, 사과나무 쓰러짐이 3ha 발생했다. 또 벼는 30ha가 바람에 쓰러졌다. 또 3일 오전 1시 33분쯤 진보면 진보로 한 건물의 철제 지붕이 떨어지면서 인근 전선을 끊어 오전 3시 15분까지 일대 1천746가구가 정전됐다.

◆천연기념물 등 문화재 피해도
성주에선 천연기념물 제403호 성밖숲 왕버들 중 47번 왕버들이 3일 오전 6시 50분쯤 두 갈래 둥치 중 잎이 무성한 쪽 지면부가 부러졌다. 성밖숲에는 300~500년생 왕버들 52주가 있다. 이날 오전 7시쯤 성주읍의 순간 최대 풍속은 14.3.m/s였다.
영덕의 천연기념물 514호 남정면 도천리 '도천숲' 나무 10그루가량도 피해를 입었다. 수령 200년에서 300년 이상 나무 일부가 완전히 부러지거나 가지가 훼손됐다. 영덕군은 정확한 훼손 정도와 유지보수 방안을 조사해 문화재청과 협의할 계획이다.
청도군 금천면에 있는 대비사에선 보물 제834호 대웅전 지붕 기와가 파손됐다. 용마루, 내림마루, 추녀 등 지붕 기와 상단부와 좌우 측면 부분 기와 상당수가 날아갔다. 대웅전 뒤편 능선의 소나무 30그루도 피해를 입었다.
한편 포항과 경주, 영천, 영덕 등 학교 13곳 역시 피해를 입었다.
포항 신흥중·두호남부초·포곡초에서 급식소와 강당 지붕이 강풍에 날아갔다. 경주 불국사초·나산초·감포초·외동중·경주정보고·양북초중은 담장이 쓰러지고 체육관과 기숙사 지붕이 파손됐다. 영천 영해중은 폭 3.5m, 길이 20m의 학교 연결통로가 파손되고 정전되는 피해를 봤다. 영덕 남정초·지품초는 지붕 일부 파손과 담장 11m가 쓰러졌다.
이날 경북지역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26곳이 원격 수업을 시행했다. 초등학교 1곳은 휴업했다. 251개 학교는 등교시간을 조정했으며 초등 2곳, 중등 3곳의 학교는 하교 시간을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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